자문형 랩 시장이 커진면서 상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성장주에 집중 투자를 하던 초기의 모델을 벗어나 투자처는 해외로, 투자방법은 거치식에서 적립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적립식 자문형 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도 적립식 판매를 앞두고 있는데, 최소 가입금액을 파격적으로 낮출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해외 직접투자 상품인'믹트(MIKT) ETF 랩'과 'G2 ETF 랩'을 이날 출시했다. 두 상품 모두 최저 가입금액은 5000만원으로 거치식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는 적립식으로도 이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적립식 기준은 최초 가입금액 없이 매월 최소 납입금액이 50만원이다. 다시말해 매월 50만원만 있으면, 랩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초기에 부자들만의 투자처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 규모가 된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의 '믹트(MIKT) ETF 랩'은 미국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해당 국가(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관련 ETF 매매를 통해 운영되는 상품이다. 'G2 ETF 랩'은 미국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글로벌경제의 양대 축인 G2(미국,중국) 국가 관련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수료는 연 3%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부터 적립식 자문형 랩 `빌드업(Build-up)'을 판매한다. 최초 가입금액은 최소 500만원이며, 이후로는 월 50만원 이상을 추가로 낼 수 있다. 수수료는 연 2.5%다.

적립식 랩은 삼성그룹주(株)와 철강, 운수장비, 금융 부문 우량종목 5개에 투자하는 `삼성그룹+5' 랩에도 다음주부터 적용돼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증권도 지난달 28일부터 '세이브업 포트폴리오'를 판매하고 있다. 최소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며, 매월 100만원 이상 불입하는 형태다. 자문사는 케이원투자자문이며 시총 1조이상 중대형 종목 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수료는 연 2.0%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비슷 비슷한 자문형 랩 상품을 내놓다가 수수료 인하 바람이 불더니, 이제는 적립식으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며 "예전 자산운용사 업계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문형 랩이 펀드와 차별화되는 점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