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17일 투자자들의 '투매' 현상까지 나오며 장중 한때 1960선마저 내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간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계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한층 약해지고 있고, 심리적 불안에 따른 투매 현상까지 나와 지수의 바닥다지기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지수의 막바지 조정(1~2주) 이후 재상승을 주도할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주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지수는 이미 바닥다지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1~2주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으나, 대량 매물에 따른 추가 조정보다 매일 등락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바닥을 다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투매 현상'도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왔다는 신호라는 것. 이 팀장은 "통상 서너 차례 투매가 진행될 경우 지수의 바닥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날 투매가 최근 두 번째 투매였으며, 사실상 지난주가 조정의 클라이맥스였던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주부터 주식을 사더라도 손해를 보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연초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차익실현을 마무리 지었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매물도 모두 장내에서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지수의 조정 이후 증시에 변화가 온다면 그것은 주도주의 교체일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 화학주에서 IT주 쪽으로 무게중심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외국인들의 재매수를 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1주간(2월9일~15일) 글로벌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수익률 편차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면서 "선진국은 0.2% 하락에 그친 반면 이머징 마켓은 2.0% 하락했다"고 말했다. 대만과 한국이 각각 4.3%, 2.9% 급락한 반면 선제적으로 떨어졌던 중국, 인도, 브라질은 각각 3.6%, 2.8%, 0.9% 올랐다는 것.

조 연구원은 "이로써 원자재 생산국과 제조업 생산국들의 20일간 수익률이 유사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들이 이머징 마켓 전체에서 '탈출 러시'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이머징 마켓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