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표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프랑스에선 학위 논문을 표절하면 5년간 국가시험 응시를 제한한다. 운전면허시험조차 볼 수 없다. 논문은 물론 리포트도 컴퓨터로 일일이 조사하는 만큼 표절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단다. 미국은 한술 더 뜬다. 하버드대의 경우 신입생들은 의무적으로 표절 예방 교육을 받는다. 재학생도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문 정직성 서약'에 서명하는 게 관행이다. 표절하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
혹 리포트를 표절했다가 적발되면 해당 학기의 등록금 몰수,정학 등 제재를 당한다. 성적표에 '표절 전과' 기록까지 남는다. 철저한 예방과 엄한 제재로 표절의 싹부터 잘라내는 것이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의 '마이 스윗 로드'는 여성 그룹의 곡을 무의식적으로 표절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베끼려는 의도가 없었으나 원곡과 비슷하다면 표절로 봐야 한다고 해석한 거다. 해리슨은 7억원의 배상금을 물었다.
우리도 논문 영화 음악 등에 표절 가이드라인은 있으나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심한 게 가요계다. 하지만 배상이나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소송을 제기한 측이 감정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승소하더라도 실익이 없는 탓이다. 법정에서 표절 여부가 가려진 가요는 2006년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유일하다. 더더의 '잇츠 유'를 표절했다며 위자료 1000만원과 저작권료 2000만원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대개는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가도 감정의 골만 깊어진 채 유야무야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효리가 4집 앨범 수록곡 일부의 표절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엔 박진영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TV 드라마 '드림하이' 삽입곡 '섬데이'가 2005년 발표된 애쉬의 '내 남자에게' 후렴과 비슷하다는 의혹이다. 박진영 측은 대중음악에서 자주 쓰이는 코드 전개와 멜로디일 뿐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표절은 일종의 도둑질인 데도 우리는 별 생각 없이 남의 것을 베낀다. 문제가 생겨도 너그러운 편이다. 이렇다 보니 '표절 공화국'이란 오명을 얻었다. 예방 교육을 하든,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든 표절 근절에 나서야 할 때다. 한국 가요와 드라마,영화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지만 역으로 저작권 침해를 당할 우려도 있다. 남의 권리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내 권리도 지킬 수 없는 법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혹 리포트를 표절했다가 적발되면 해당 학기의 등록금 몰수,정학 등 제재를 당한다. 성적표에 '표절 전과' 기록까지 남는다. 철저한 예방과 엄한 제재로 표절의 싹부터 잘라내는 것이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의 '마이 스윗 로드'는 여성 그룹의 곡을 무의식적으로 표절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베끼려는 의도가 없었으나 원곡과 비슷하다면 표절로 봐야 한다고 해석한 거다. 해리슨은 7억원의 배상금을 물었다.
우리도 논문 영화 음악 등에 표절 가이드라인은 있으나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심한 게 가요계다. 하지만 배상이나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소송을 제기한 측이 감정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승소하더라도 실익이 없는 탓이다. 법정에서 표절 여부가 가려진 가요는 2006년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유일하다. 더더의 '잇츠 유'를 표절했다며 위자료 1000만원과 저작권료 2000만원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대개는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가도 감정의 골만 깊어진 채 유야무야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효리가 4집 앨범 수록곡 일부의 표절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엔 박진영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TV 드라마 '드림하이' 삽입곡 '섬데이'가 2005년 발표된 애쉬의 '내 남자에게' 후렴과 비슷하다는 의혹이다. 박진영 측은 대중음악에서 자주 쓰이는 코드 전개와 멜로디일 뿐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표절은 일종의 도둑질인 데도 우리는 별 생각 없이 남의 것을 베낀다. 문제가 생겨도 너그러운 편이다. 이렇다 보니 '표절 공화국'이란 오명을 얻었다. 예방 교육을 하든,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든 표절 근절에 나서야 할 때다. 한국 가요와 드라마,영화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지만 역으로 저작권 침해를 당할 우려도 있다. 남의 권리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내 권리도 지킬 수 없는 법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