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어제 회장단 및 고문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추대했다. 허 회장은 오는 24일 개최되는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제33대 회장으로 공식 선출된다. 전임 조석래 회장이 신병으로 사의를 표명한 후 7개월 동안이나 리더십 공백을 겪었던 전경련이 마침내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재계 수장 자리에 오른 허 회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할 일이 많다. 특히 시급한 것은 재계 대표 단체로서의 위상을 되찾는 일이다. 전경련에 대해선 그동안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현안들에 대해 재계 입장을 대변하고 관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재계 구심점으로서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영향력 또한 뒷걸음질해왔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허 회장은 2009년 2월 회장단에 합류한 후 회장단 회의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전경련 활동에 큰 애착을 보여왔던 만큼 부흥(復興)을 이끌어갈 적임자임에 틀림없다. 그가 이끄는 GS그룹은 재계 서열 7위에 랭크된 그룹이고 보면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

'허창수 체제' 전경련이 풀어가야 할 과제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거미줄 규제 철폐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 구축을 서둘러 우리 경제를 선진화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들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도록 함께 힘을 모으고, 이를 통해 소비 증가, 경기 호전 등의 경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들과 더불어 번영해가는 상생경영을 확산시키고 투명경영의 기반을 더욱 굳게 다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또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고, 시장친화적 정책 수립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반(反)기업정서를 타파하고 대립일변도의 노사문화를 선진화하는데도 힘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새로운 체제의 전경련이 재계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의 구심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