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맥(金脈) 찾기가 눈물겹다. 돈 될 만한 금광은 대부분 채굴한 탓에 지하 수㎞까지 수직 갱도를 파내려가는 것은 물론 고심도 굴착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한때 세계 금 생산 1위였던 남아공 금광업체들이 지금까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깊이까지 파들어가고 있다"며 "안전성과 경제적 효용가치에 의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금광회사 앵글로골드가 대표적이다. 마크 커티파니 앵글로골드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채굴 예정인 금광 깊이가 지하 4000m에 이르지만 질 좋은 금맥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1000m는 더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금광인 남아공 애그이코이글(2200m)의 두 배에 이르는 깊이다.

고심도 금광 채굴은 지표면에서 금을 캐내는 노천금광과는 비교가 안 되는 고난도 작업이다. 무엇보다 지하 지진,침수,암반 붕괴,가스 폭발 등 많은 돌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려면 정밀한 기술도 필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앵글로골드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3M 등 30여개 회사와 기술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광부들에게도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인건비가 올라간다. 업계에선 "금값은 치솟아도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남아공 최대 금광업체인 앵글로골드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8.8% 줄어든 5570만달러였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의 금 생산국이었던 남아공은 2006년부터 생산량이 줄기 시작해 2009년에는 중국과 미국 호주에 이어 4위로 주저앉았다.

반면 지난 10년간 금 수요가 세 배가량 증가한 중국의 위상은 거꾸로 커졌다. 중국은 지난해 340.9t의 금을 생산해 세계 1위 금 생산국가로 올라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