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지구 가운데 첫 본청약이 이뤄진 서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의 당첨 커트라인이 2009년 9월 사전예약 때보다 크게 높아졌다. 정부가 민간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보금자리 공급시기를 조절하고 주택크기도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수요자들이 얼마 남지 않은 서울 보금자리에 대거 몰린 까닭으로 분석된다.

◆높아진 커트라인

국토해양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달 실시한 서울 강남 세곡 · 서초 우면지구 본청약에서 일반공급의 청약저축 납입액 당첨선이 주택크기에 따라 1357만~2024만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보금자리주택 일반공급은 납입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자가 결정된다. 지구별커트라인은 강남 세곡이 1815만~2024만원, 서초 우면이 1357만~1660만원이었다. 강남 세곡 당첨선이 서초 우면보다 훨씬 높았다. 두 곳 모두 사전예약(강남 세곡 1202만~1754만원, 서초 우면 1200만~1556만원)과 비교해 커트라인이 높아졌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사전예약이 처음 실시된 2009년 하반기엔 정부가 강남지역에 보금자리주택을 많이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강해 청약신청을 미뤘던 수요자들이 적지 않았다"며 "강남 물량이 많지 않고 보금자리 정책 수정 분위기가 생겨나자 본청약에 대거 몰려 커트라인도 높아졌다"고 풀이했다.

4차까지 지정된 보금자리주택지구 가운데 서울 강남 물량은 2차지구의 세곡2,내곡지구와 4차의 양원지구가 전부다. 이 밖에 하남 감일 · 감북지구,성남 고등지구 정도가 수요자 관심을 모을 뿐이다. 성남시와 하남시 주민들은 지역 내 보금자리 개발이 과도하고 적정한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구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사업지연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수요자들이 시범지구 본청약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위례신도시 본청약도 높아지나

시범지구 본청약 커트라인은 오는 6월 실시 예정인 위례신도시 본청약 물량 500여채와 6월 이후 이뤄지는 2차지구 본청약, 4차지구 사전예약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청약자들이 기존 사전예약 당첨선보다 이번 시범지구 본청약 커트라인을 청약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시범지구 본청약의 주택형별 커트라인은 강남 세곡지구 전용 59㎡가 202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초 우면의 전용 74㎡가 1357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청약저축 최고액 당첨자는 강남 세곡지구에 신청한 344회 불입자로 납입액은 3413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사전예약 당첨자 최고 납입액인 3217만원(강남 세곡,전용 84㎡)보다 높다. 당첨자의 지구별 평균 납입액은 강남 세곡이 2073만원(218회 납입)으로 서초 우면(1769만원,189회 납입)보다 높았다.

점수로 당첨 여부가 결정되는 3자녀 특별공급의 당첨선은 85~90점, 청약저축액 순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노부모 특별공급의 당첨선은 납입액 990만~1330만원(서울 기준)이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당첨자 가운데 3자녀를 둔 신청자는 9명으로 집계됐고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최고령 당첨자는 71세였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