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을 어떻게 굴리는 게 좋을까. 금리 상승기에는 자금을 짧게 운용하면서 금리 혜택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로 올라서자 1년 이상 중장기 상품에 가입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전문가들도 지나치게 짧게 만기를 가져가는 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 지수연동예금(ELD)이나 저축은행 예금 상품 등 고수익 상품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LD 등 고수익 안전상품 노려라

ELD는 주가지수가 만기까지 정한 구간에서 움직이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주가 변동에 따라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증권사에서 파는 지수연계증권(ELS)과 비슷하지만 최악의 경우라도 원금보장이 되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월등하다.

하나은행이 25일까지 판매하는 '하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160~162차'는 코스피200지수나 개별 주식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1년만기 ELD 상품이다. 단독형(160차),특판 연계형(161차),개별 주식형(162차) 등 3종으로 구성돼 있다. 160차는 다시 안정형과 디지털형으로 나뉘며 안정형은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20% 이상이면 최고 연 10.40%를 지급한다.

디지털형은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00% 미만일 경우 제로금리를,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00% 이상이면 연 6.40%를 받을 수 있다. 161차는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25% 미만이면 최고 연 11.28%를 지급한다. 단 가입기간 중 1회라도 장중지수가 125% 이상을 넘어서면 연 4.23%의 수익률이 확정된다.

국민은행이 21일까지 판매하는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11-2호'도 최고 연 12.4%를 받을 수 있다. 안정수익추구형 상승수익추구형 고수익추구형 하락수익추구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판매된다. 안정수익추구형은 만기시점의 코스피200지수가 가입시점보다 상승하면 연 6.3%의 이자를 받는다. 상승수익추구형은 지수상승률이 0%에서 10% 미만인 경우에는 지수상승률의 83%를 이자로 주며 지수상승률이 10% 이상인 경우에는 연 8.3%를 제공한다. 고수익추구형은 지수상승률이 20% 이상인 경우 연 12.4%,10% 이상 20% 미만인 경우 연 6.0%의 금리를 각각 준다. 하락수익추구형은 만기시점의 지수가 가입시점의 기준지수 이하면 연 6.3%의 이자를 지급한다. 만기는 1년이고 가입대상 제한은 없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상품유형별 판매한도가 500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기업은행의 '더블찬스정기예금 11-2차'는 1년 만기 상품으로 '상승형' '상승디지털형' '하락디지털형' 등 3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대 연 16%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농협도 최대 연 16%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 11-2호'를 팔고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역발상 예금'

지난달 삼화저축은행에 이어 지난 17일 부산 · 대전저축은행까지 전격적인 영업 정지가 내려지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그러나 1인당 원리금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너무 동요할 필요는 없다. 실제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이번 기회를 노려 저축은행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역발상 예금'에 나서고 있다.

18일 현재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한국저축은행이 가장 높은 연 5.1%(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은 작년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9.28%, 고정이하여신비율 7.89%로 8 · 8클럽에 속한 우량 저축은행이다. 프라임저축은행 역시 1년만기 정기예금 상품에 연 5.1%의 금리를 준다.

이어 더블유(W) 솔로몬 제일 진흥 현대스위스 HK 저축은행 등은 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으로 연 5.0%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고 연 4%대의 정기예금 금리를 주는 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많이 주는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당 예금 명의자 1인이 원리금 5000만원까지만 예치하면 혹시 해당 저축은행이 망하더라도 전액 정부로부터 예금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해당 저축은행 홈페이지에 공시된 경영상태를 확인해보고 우량 저축은행을 골라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