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형의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잇달아 상장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에 힘입어 농산물 ETF가 출시된 데 이어 주식과 콜옵션을 활용한 '커버드 콜'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이 지난 15일 처음 선보였다. 그린ETF 소비재ETF 등 특정 업종이나 산업에 투자하는 ETF도 나와 있다. ETF는 수익률이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되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인덱스펀드)의 일종이다.

◆ETF 60여개 상장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마이다스커버드콜ETF'가 신규 상장되면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총 68개로 늘었다. 초기 코스피200이나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해외 지수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최근에는 원자재나 특정투자전략 ETF로 다양해지는 양상이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 농산물선물(H)ETF'는 지난달 11일 상장 후 6.35%의 수익률(순자산가치 기준)을 기록 중이다. 옥수수 밀 설탕 대두 등에 연계된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상 악화와 수요 증가로 국제 곡물가격이 강세를 보인 덕분에 수익률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지난주 상장된 '마이다스커버드콜ETF'는 '코스피200 커버드콜지수'를 추종한다. 상장 주식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고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코스피지수가 월 5% 이상 급등하지 않으면 콜옵션 프리미엄만큼 이익이 생겨 코스피200 움직임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하락할 경우 손실폭을 줄일 수 있지만 지수가 급등하면 지수 수익률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다.

원 · 달러 환율이나 다른 원자재 관련 ETF도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김영 한국거래소 상품관리팀장은 "우리자산운용이 원 · 달러 환율ETF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미래에셋맵스운용 등은 구리 선물에 투자하는 ETF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험 감안해 투자해야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다. ETF를 사면 펀드에 가입하는 셈이고 팔면 환매하는 것과 유사하다. 펀드 가입과 해지가 간편하지만 상품별로 투자위험이나 거래량 등을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

김 팀장은 "지수 상승률의 일정 배수만큼 수익이 더 나는 레버리지나 지수 등락률과 반대로 손익이 정해지는 인버스ETF는 일별 수익률 기준이어서 한 달 이상 장기로 가면 수익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코스피지수 대비 2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ETF는 하루하루 수익률에서는 2배에 근접하지만 시장이 횡보하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누적수익률이 2배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조선 에너지 · 화학 자동차 은행 등 특정업종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해당 업종 수익률에 따라 결과가 극과극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200ETF와 같이 지수 관련 ETF에 많은 부분을 투자하고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 업종 ETF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유동성공급자(LP)가 있긴 하지만 시장이 급락할 경우 거래량이 적은 ETF는 매도가 어려울 수 있어 거래량이 많은 ETF를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금에도 유의해야 한다. 국내 주식 관련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ETF는 별도의 세금이 없지만 해외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국내 ETF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에 대해선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