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구제역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물가와 전세난 대책도 시급하지만 구제역 문제를 최우선 현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기 경제수석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것은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때마다 구제역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있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구제역 매몰지 사후관리 대책을 점검했다.

청와대가 이렇게 물가나 전세난 등 현안을 제쳐두고 구제역 대응에 '올인'하는 이유는 전국적 차원에서 국민들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세난 물가 등은 단기적으로 묘책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차근차근 대응해 나갈 수 있지만 구제역은 수질 오염 등으로 인해 발등의 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 문제가 되다 보니 구제역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매우 심각한 민심 이반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동 대응 부실에 따른 매립지 침출수 문제가 환경 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구제역은 4월 재 · 보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KTX 탈선은 볼트 하나 때문에,원자력발전 중단은 이물질 하나가 원인이었다. 사후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며 "구제역과 관련,매몰할 때 소홀히 한 것이 없는지 정밀 점검해 국민들을 안심시키자"고 강조했다. 또 "이번 기회에 축산 선진화와 방역 시스템 문제를 잘 준비해 한치의 오차도 없게 해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걱정안해도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주민신고제와 전문가 모니터링 제도 등을 도입해 매몰지 관리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