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그리스ㆍ美ㆍ日 '백조'로 변신 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선진국 증시로 자금 쏠려, 덜 오른 국가 '키 맞추기'
"이머징은 3~4월께 자금 유입, 한국 등 재차 반등세 탈 듯"
"이머징은 3~4월께 자금 유입, 한국 등 재차 반등세 탈 듯"
세계 증시에서 '미운오리'들이 속속 '백조'로 변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했던 그리스 일본 등이 올 들어 상승률 상위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국가나 종목을 찾아 '수익률 사냥'에 나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망 투자처였던 이머징마켓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모멘텀 둔화라는 복병을 만난 점도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4월에는 글로벌 자금이 회귀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이 반등세를 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미운오리의 변신
올 들어 글로벌 증시는 2008년 고점 대비 회복률이 더딘 국가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18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였던 그리스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17.58% 상승했다. 그리스는 금융위기 직전 고점 대비 30% 남짓밖에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독일(7.10%) 미국(6.39%) 일본(5.94%) 등도 올 들어 상승폭이 크다. 독일만 금융위기 전 고점의 88% 수준까지 올라왔을 뿐 50~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이미 넘어선 국가들은 올해 평균 3% 이상 하락한 반면 회복률이 60% 미만인 국가들은 8%가량 올랐다"며 "주가 수준이 싸보이고 주가수익비율(PER)도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소위 '못난이'였던 그리스 증시와 도요타 JP모건 등이 최근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덜 오른 국가나 종목 찾기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자금 이동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세계 펀드 동향을 제공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는 이번 주(2월10~16일) 31억5800만달러가 빠져나가 4주 연속 순유출됐다. 반면 선진국펀드로 분류되는 인터내셔널펀드는 25억1300만달러가 들어왔다.
◆이머징증시 주도권 회복 예상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는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증시도 상승 추세로 복귀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진단이다. 이재만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올라 가격 부담이 작은 철강 미디어 항공 통신장비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 등 이머징 증시의 반등은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거나 경기 모멘텀이 회복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 시기는 이르면 3월 말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말부터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우선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중국 긴축 효과가 4월부터는 약발이 나타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월부터 미국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반등해 이머징국가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 센터장은 "OECD 경기선행지수 상승 국면에서는 어김없이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물가도 5월 이후 점차 안정될 것이란 진단이다. 현재는 물가가 낮았던 전년 동기와 비교(기저효과)해 상승률이 높게 나오지만 작년 6월 이후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해 올 6월부터는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란 얘기다. 이진우 연구위원은 "중국과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면 글로벌 자금이 환류하며 한국 증시도 재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