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고용노동분야에 불공정 사례가 많다”며 ‘쓴소리’를 했다.

박 장관은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해 ‘세계를 앞지를 원동력,공정사회와 상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며 “2008년 글로벌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한 기업경영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우리 기업과 사회에는 공정사회 진입을 가로막는 여러 불공정 사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로는 △상당수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관행과 시간제도 못 구하는 실업자의 모순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발생하는 근로조건 격차 △연공급 임금체계와 연공서열 근무평정 △여성，장애인 등 소수계층 불이익 △근로빈곤층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더 나은 생활을 하는 복지정책의 함정 등 5가지를 들었다.이 중 4가지는 기업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항목이다.박 장관은 “특히 장시간 근로관행은 우리나라의 고용률(63.3%)이 네덜란드와 같은 선진국 수준인 70%에 도달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라며 “일벌레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계속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정부의 올해 고용노동분야 핵심 추진 사항은 근로형태 다양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며 “근무형태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시간제근로의 대상은 일과 가정의 병행이 필요한 여성과 소비지출 압박은 덜하면서 근로의욕을 갖고 있는 고령층,능력계발 중인 청년층이다.박 장관은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도 시간제일자리 정원 기준을 10% 이상으로 하도록 지침을 정했다”며 “이밖에 시간제 주민편의 서비스인력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상시종업원수 300인으로 돼있는 중소기업 기준도 변경해 시간제근로에 대한 유인을 높일 수 있도록 법률안을 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부는 이밖에 구직자들이 시간제를 기피하는 이유인 고용불안과 차별 등을 해소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시간제근로자고용촉진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타임오프 도입률은 83.3%로 조기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아직 이면합의와 편법적 원조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점검 및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올해는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혼란이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사내하도급 파견제도 개선을 위해 현재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중이며 다음달까지 파견근로자보호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조미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