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이제 시장의 관심은 언제 반등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어디까지 떨어질지가 됐다.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인 증시가 17일에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7일 코스피지수는 1977.22포인트로 지난 11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1977.19)보다 불과 0.3포인트 높은 수준에 마감했다.반등을 이끌 만한 뚜렷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18일 증시의 관전 포인트는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 밑으로 떨어질지다.지수 저점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얼마나 빨리 형성되느냐에 따라 본격적인 반등 시점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수급과 관련된 증권가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로 시작한 지수 하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 확연했다.외국인들은 7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372억원,기관이 660억원을 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최근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커진 종목을 손절매한 투신과 불안감을 느낀 개인이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그동안 코스피지수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닥지수의 낙폭은 더 컸다.코스피지수가 0.60% 하락하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1.73% 떨어졌다.외국인 주도의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은 코스닥의 중소형주를 매수하는 것이 좋다는 일부 증권사의 분석이 16일까지만 해도 나왔지만 17일 주가하락으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국내외 경제여건에 비해 낙폭이 과다하다는데 전문가들의 분석이 일치한 가운데 매수주체가 실종되면서 꼬인 수급문제가 언제쯤 해결될지가 관심이다.외국인 매도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주간 2조원어치 넘게 나왔던 외국인 매물이 금주 들어 1500억원대로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 이라며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한 만큼 단기적으로 빠져나간 외국계 자금은 머지않아 다시 유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식의 저가매력이 높아지면서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국내 유동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는 9857억원의 순유입을 나타내고 있다.금주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선 프로그램 역시 긍정적이다.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45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중동에서는 이집트에 이어 바레인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증시는 저점 확인,외국인 매수세 유입,2000선 회복의 순서로 상승 추세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지금은 저점 확인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지수의 추가 하락 및 일부 종목에 대한 기관의 손절매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