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증시에서 특히 낙폭이 컸던 중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지수를 이끌수 있는 주도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오후 2시 20분 현재 현대모비스는 전날보다 1만2000원(4.72%) 오른 26만600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거래된 주식은 2211억원어치로 코스피(유가증권) 시장 내 거래량 상위 '단골손님'인 삼성전자(1450억원) 하이닉스(964억원) 등보다 훨씬 많다.

현대모비스가 시장의 큰 관심 속에 급등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 말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반발성'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주가가 최근 급락한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우려, 즉 노이즈 탓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고점 대비 20% 가량 하락한 상태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히면서 현대모비스와 같은 부품사 실적 개선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있다"며 "하지만 이를 비용 절감으로 이해하기 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변화로 보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동의안이 전날 밤 유럽 의회에서 통과되자 자동차 부품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잇단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는 건설주 중에서도 가장 낙폭이 컸던 대림산업 또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같은 시각 대림산업은 전날보다 6100원(6.23%) 오른 1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하락이 지나쳤다는 한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이 힘이 됐다.

맥쿼리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해외 사업의 마진 축소 우려까지 불거져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나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림산업 주식을 저가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백재욱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 건설주의 최근 주가는 저가매수를 논할 수준까지 와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선박용 저속ㆍ중속 엔진 및 발전용 디젤엔진 등을 제조하는 두산엔진은 이날 현재 가격제한폭(14.94%)까지 오른 1만8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초반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첫 상한가 기록이다.

역시 너무 많이 하락했다는 인식이 커진 게 급등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두산엔진 주가는 상장 초반 '반짝' 상승한 뒤 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최근엔 공모가(1만9300원) 이하에 형성돼 있다.

정의석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상승 랠리를 주도한 업종에서 낙폭이 특히 컸던 종목이 오늘 시장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장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하나 주도주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다만 "주도주의 경우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조정을 받은 것이지만, 최근 6개월 이상으로 기간을 늘리면 오를때 못 오르고 빠질때는 같이 빠진 우량 종목도 상당하다"면서 "시야를 넓히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