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늦은 일곱시. 조금은 이른 봄맞이 콘서트가 열린다.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가슴 시린 추억들. 슬프다고 하기에는 이상하리만치 좋은 기억으로 남는 인연들. 청승맞지만 그래도 늘상 꿈꾸던 나만의 세상을 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서이라는 피아니스트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경계선에 안착하지 못한 채 우리 곁에 다가왔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녀의 음악 모두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슬픔, 기쁨, 추억이라는 명확한 경계선의 연장선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이 아우러진 풍경들. 완연한 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날씨와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가슴 시린 추억들.

"내 마음은 이래... 들어볼래?" 가 아닌 "내 마음은 이래... 넌 어떠니?" 하며 우리의 추억에 질문을 던졌던 그녀의 음악들. 그러고보면 그랬다.

마치 자신도 그 아름다운 경계선을 원하지 않는듯. 그녀의 음악들은 모두 추상적이었고 모두를 향한 질문으로만 채워져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어떤 모습을 하고,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기 전에는 곡을 쓸 수 없다는 그녀의 인터뷰 처럼.

그녀의 미공개 신곡이 발표되는 콘서트 자리에는 어떤 추억의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게스트로 천국의 계단 OST를 부른 팝페라 가수 박상우와, 현재 러시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의 거장 슬라님스키에게 사사받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서우빈이 출연한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한지현 기자(hjh@km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