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고 낙폭 큰 에너지·화학株 유망…분할매수펀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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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투자풍향계
주가 조정기 대응 전략
내달 말까지 변동성 클 듯…목표전환형·ELS도 대안
주가 조정기 대응 전략
내달 말까지 변동성 클 듯…목표전환형·ELS도 대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던 데는 '3저(低) 현상'이 적잖은 기여를 했다. 낮은 금리와 싼 유가, 그리고 낮은 원화가치가 '효자노릇'을 했다. 그러나 이런 환경이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데다 원 · 달러 환율 역시 하락기조에 접어들었다.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올 한 해를 놓고 보면 배럴당 100달러(WTI 기준)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을 곳곳에서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도 이런 거시경제의 환경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도 작년 하반기의 상승장에서와는 다른 투자 전략을 짜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실적개선 · 낙폭과대주로 보수적 대응을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장중 1960선이 깨지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장이 3월 말 정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이번 조정은 주식을 팔아야 하는 조정이 아니라, 주식을 사야 하는 조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길게 보면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분간 증시의 상승 탄력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까지보다는 더 신중한 투자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SK증권은 올해 이익 전망이 좋은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결국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선두에서 반등장을 이끌 것이란 이유에서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1월 초부터 현재까지 업종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 상향조정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14.0%)와 화학(9.7%)의 조정폭이 압도적으로 크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위원은 "에너지와 화학 업종은 기업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이들 업종을 먼저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고금리 · 고유가 등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하라고 권했다. 올해 외형 성장이 기대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크루셜텍 실리콘웍스 OCI머티리얼즈 현대제철 고려아연 OCI 등을 추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단기전략으로 최근 외국인들의 공매도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한 대우건설 대림산업 SK 한라공조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공매도가 많이 늘어난 종목들은 향후 증시가 반등하면 '쇼트커버링'이 유입되면서 상승 탄력이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할매수 · 목표전환형 펀드도 대안
직접투자가 망설여진다면 펀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분할매수전략을 사용하는 펀드가 일반주식형 펀드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할매수펀드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 매수시점을 선택해 펀드 내의 주식비중을 조절하는 펀드를 말한다.
대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더 많이 사고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조금 사거나 팔아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분할매수펀드는 4.17%의 수익을 올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조정장에서 주식을 사고 상승장에서는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게 당연한 투자원칙이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조정장에서는 불안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기대 때문에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매수시점도 개인이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분할매수전략을 사용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전환형펀드도 현 시점에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미리 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므로 조정장에 부담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대부분의 펀드가 일정기간을 정해 놓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단위형 펀드로 출시되는 만큼 투자시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삼성섹터셀렉션목표전환형1호''하나UBS포커스포트폴리오목표전환형1호','신한BNPP차곡차곡목표전환형2호' 등의 펀드가 판매 중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900선 후반과 2000선을 오가는 코스피지수대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10% 안팎의 일정 수익률을 달성하면 안정적인 채권형으로 바뀌는 목표전환형 상품의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조정기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직접투자는 주가가 상승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의 상품이다. 지수영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 강남점 PB는 "박스권에서 주가가 오가고 있어 일반 개별 종목보다 ELS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며 "ELS는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각 기초자산의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윤/박민제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