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꽃'중)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보통의 존재'로밖엔 기억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보통은 그나마 나은 편이고 있으나마나 유령과 같은 존재도 많다. 반면 평범하고 별로 잘난 것도 없는 것 같은 사람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존재감을 발산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단지 높은 직위,좋은 학벌,수려한 외모 등 보여지는 것만으로 주위의 관심을 끄는 걸까.

《기막힌 존재감》은 기가 찰 정도로 누구에게도 잘 기억되지 않는 사람에게 바치는 자기계발서다. 영국의 자기계발 및 컨설팅 전문 기업 메이너드리어소시에츠의 설립자이자 강사로 유명한 저자는 "존재감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 계발"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도 어디서나 '기막힌 존재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세 단계 시스템이 있다고 말한다. 누굴 만나더라도 명확한 목적과 만남의 이유를 설정하고,나다운 나의 모습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며 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 윈스턴 처칠,푸틴,넬슨 만델라,마돈나,오프라 윈프리 등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들도 결코 천재적 카리스마를 타고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압도적 카리스마의 상징으로 통하는 윈스턴 처칠은 집에 오면 아내 클레멘타인에게 비통한 얼굴을 한 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를 만나면 내 자신이 보잘 것 없고 존재감 없는 사람으로 느껴진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대신 처칠은 스스로 자신감을 잃을 때를 대비해 목소리와 언변,행동 등을 평소 연습해두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책이 말하는 존재감의 끝은 결국 서로간의 공감대 형성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공명을 울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막힌 존재감'을 가진 사람이 되어있을 테니 말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