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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 길을 나서는 그대에게] 행복한 기원, 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응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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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국의 식객 가운데 제나라 왕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었다. 왕이 어느 날 화공에게 무슨 그림이 그리기 가장 어렵냐고 물었다. 식객은 개와 말을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렵고,반대로 귀신이나 도깨비를 그리는 것은 가장 쉽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와 말은 누구나 볼 수 있고 날마다 눈앞에 있으니 모든 사람의 눈에 맞게 그리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귀신이나 도깨비는 형체도 없고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마음대로 그리고 나서 우기면 됩니다. 어느 누구도 증명할 길이 없으니까요. "

    《한비자》 외저설(外儲說) 좌상편(左上篇)에 나오는 이야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천당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당장 눈앞의 하루를 잘 사는 일은 어렵다. 직장 동료들의 술 한잔 유혹도 뿌리치기 어렵고,가족과 약속을 지키기는 더 어렵다.

    《행복한 기원》은 삶에 지치고 막막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향한 보경 스님의 위로와 응원이다. 서울 경복궁 옆 법련사 주지인 저자는 도심 속 수행자로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잘되길,행복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글에 담았다. 그래서 책에 실린 글들은 불필요한 욕심과 갈등,다툼의 마음을 버리고 자신과 주위 사람,일상을 바로 들여다보게 한다. 장마다 수묵화를 보는 듯한 흑백사진이 더해져 여백을 준다.

    "인간은 아무리 하찮고 무상한 것일지라도 붙들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이 있다. 이 인간의 간절한 소원 앞에 '미신'은 없다. 누가 누구의 삶을 예단할 수 있는가. 인간의 눈물과 환희를 이해한다면 미신은 없다. 무엇에건 잘 빌어보라.반드시 이뤄진다. 무엇이 중요한 게 아니다. 철저히 잘,그리고 처절히 빌다 보면 문득 삶이 쾌활해지는 순간을 맞을 것이다. "

    평생 '1만권 독서'의 목표를 세운 이야기도 재미있다. "벽에 기댔던 몸을 일으켜 곧추세운 후 무릎 위에 턱을 괴고는 '평생, 이처럼 글도 말도 없는 절집의 시간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아주 진지하게 해보았다. 도리가 없었다. 살아남으려면,시간을 이기기 위해서라면,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도를 닦자!' 그리고 생각해낸 심리적인 탈출구는 책이었다. "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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