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이 이번 주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췄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 인하는 은행의 대출 경쟁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인수합병 등 빅 이슈들이 마무리되고 올 한 해 경제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 은행들의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출 가산금리 인하

국민은행은 이번 주 6개월변동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의 금리를 연4 .31~5.71%로 20일 고시했다. 지난주보다 0.04%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의 금리 역시 연 3.94~5.34%로 0.04%포인트 인하됐다. 국민은행은 대출금리 산정방식을 세분화하고 전문화하면서 가산금리가 낮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주와 같은 연 4.86~6.16%를 적용키로 했다. 지난주 CD금리가 0.04%포인트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산금리 하향조정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도록 한 것이다.

금융계에선 국민은행의 이 같은 조치가 대출확대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영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쟁은행이 최근 집단대출 등에서 워낙 공격적으로 나와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대출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뿐이 아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2%포인트 인하했으며 우리은행도 다음 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아파트 구입자금 대출 금리를 0.2%포인트 깎아 주고 있다.

◆올해는 현장이 전쟁터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지난 18~19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2011년 기업은행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책상에 앉아 서류만 뒤적여서는 제대로 볼 수 없다"며 "끊임없이 현장을 누비며 살펴봐야 제대로 알 수 있고 이것이 기업은행의 강점이자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작년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 어 회장은 민병덕 국민은행장,임영록 KB금융사장과 지역이나 영업 대상을 나눠 현장을 다니고 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외에도 중소기업 대출을 올해 4조원가량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고객이 중심이 되는 강한 현장'을 강조하고 있다. 서 행장은 "은행은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열매를 맺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오직 강한 현장만이 강한 은행을 만든다"고 역설했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하나은행의 김정태 행장도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금융권이 '4강체제'로 재편된 만큼 우량고객 위주의 질적 성장을 통해 경쟁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재형/이태훈 기자 jjh@hankyung.com


◆ 가산금리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금리.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된다.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 주택대출 금리는 CD금리가 기준금리이고 은행은 조달비용 영업이윤 고객신용도 등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정한다. 주택대출의 가산금리는 통상 1.5~3% 수준이며 고객 신용도가 높을수록 가산금리가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