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으로 세 번째 병가 중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저녁을 함께하는 사진이 19일 공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잡스를 포함한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과 만찬을 한 지 하루 만이다.

백악관이 잡스의 '6주 시한부설'을 잠재우기 위해 뒤늦게 사진을 공개했지만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진 못했다. 사진 속 잡스는 뒷모습뿐이었기 때문이다. 한눈에 잡스라는 건 알 수 있다. 항상 입고 다니는 검은색 터틀넥에 짧은 머리를 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왼편 바로 옆에 앉았다. 외신들은 만찬에 초대된 12명의 IT CEO 중 잡스의 자리가 제일 '상석'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저녁 모임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CEO,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 등이 참석했다.

외신들은 뒷모습만 나온 사진 한 장을 놓고 나름대로 '건강검진'을 시작했다. AP통신은 "한결 성글어진 머리카락 등에 비춰볼 때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관심은 이제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서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로 옮겨졌다. 잡스는 주주총회에 매년 참석,특유의 연설로 청중을 사로잡아왔다. 이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 건강이상설은 더욱 힘을 얻게 된다. 잡스의 건강 상태를 공개하라는 애플 주주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미국 주요 연기금 중 하나인 건설노동조합기금 등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애플의 경영 승계 계획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