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영국의 시간대가 부분적으로나마 유럽대륙과 동일하게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19세기 대영제국 시절 전 세계가 영국의 시간을 기준으로 맞췄지만,이제 영국이 유럽대륙의 시간에 시계바늘을 바꿀 처지가 된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1일 영국정부가 몇주 내에 발표할 ‘신(新) 관광전략’에 ‘이중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도입안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중 서머타임제’는 현행 시간대는 유럽과 1시간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되 서머타임 기간에만 시계의 시침을 두 시간 앞당기는 방안이다.이와 함께 아예 1년 내내 시간대를 1시간 앞으로 당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현재 영국 시간대는 세계 시각의 기준인 그리니치 표준시와 같고,서머타임이 실시되는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 사이엔 표준시 보다 1시간 빠르다.

‘이중 서머타임제’ 추진자들은 아침엔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활동시간 대에 해가 더 길어져 근로시간과 야외활동 증가로 경제 활성화와 건강 증진 등의 효과가 있고 난방비도 절약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관광업계는 유럽대륙과의 시간대가 같아져 혼란과 낭비가 없어지고 잉글랜드 남부의 경우 6월 말엔 오후 11시,스코틀랜드에선 오후 11시30분까지 해가 남아 있어 국내외 관광객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또 상당수 보수당 의원들과 환경운동단체들도 지지하고 있으며 왕립 안전사고예방협회(RoSPA)도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며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영국에선 경제적 이유와 유럽대륙과 상이한 시차로 인한 불편 등을 이유로 시간대를 앞당기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반대 여론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다.그러나 영국 정부와 정치권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시간대 변경 작업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있으며, 여러 여건 상 이번엔 실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