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종양을 약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포스텍 화학과 정성기 교수(사진)팀은 뇌종양을 가진 마우스를 대상으로 치료약물을 경구투여하는 실험을 5년 동안 진행한 결과 투여된 약물이 뇌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뇌종양 치료는 치료 약물이 혈뇌장벽(BBB · blood brain barrier)을 뚫고 들어갈 수 없어 주로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의존해 왔다. BBB는 뇌조직과 뇌모세혈관 사이 일종의 보호장치로 치료약물을 포함한 분자 투과성이 매우 낮은 특수한 세포막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화합물들은 혈관으로부터 뇌의 중추신경계로 유입이 차단된다.

연구진은 주요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이 BBB에 막혀 단독으로는 뇌까지 전달되지 않으나, 당질의 일종인 솔비톨을 근간으로 독자 개발한 약물전달체와 결합하면 뇌에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저널 'MedChemComm'에 실렸다.

정 교수는 "화학요법의 불모지인 뇌종양에서 치료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