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강점은 강력한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SK그룹이라는 든든한 '후원군'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선도적인 역량이 크게 약화됐고,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많은 가입자와 해외진출 경험이 강점

스마트기기 시대로의 변화과정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SK텔레콤의 강점은 우선 상대적으로 큰 규모에서 나온다. 2570만여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기반으로 다른 사업자들보다 한발 앞서 경쟁력 있는 단말기를 내놓고 있고,좀 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를 갖췄다. 마케팅비용도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집행할 수 있다. 집중적인 설비투자와 광고로 망(網) 품질이나 브랜드 이미지도 경쟁사업자에 비해 앞서 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 경쟁력도 우수하다. SK텔레콤은 3세대(3G) 대역에서 6FA기지국을 구축했다. 이는 무제한 데이터 정액요금제 출시 이후 데이터 품질 측면에서 경쟁회사를 압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런 경쟁력을 기반으로 작년 SK텔레콤의 스마트폰 부문 시장점유율은 53%의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경쟁사와 달리 해외 진출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점은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긍정적인 요소로 꼽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그간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렸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한 해외진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도 SK텔레콤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통신회사인 텔콤과 디지털콘텐츠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도 자동차 디스플레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통신사나 기업들과의 제휴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SK그룹의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과 맞물려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시장 진출 성공 여부는 물론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국내로 한정된 회사의 매출 구성을 다변화시킬 수 있는 '씨앗'을 찾아가는 지난한 작업을 통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시행 중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위협요인 및 약점

이 같은 변화가 긍정적인 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은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 회사가 대응해야 할 위협요인과 약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역할수행 역량이 과거보다 퇴보했다. 경쟁사 KT는 애플 아이폰 출시에 발빠르게 대응해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SK텔레콤은 그렇지 못했다.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둘째,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은 무선 네트워크의 품질에 대한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 도입 초기에는 SK텔레콤 6FA 주파수의 경쟁력이 차별화될 수 있었지만,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반기 말에는 경쟁력 차이가 무의미해질 것이다. 경쟁사의 유선 네트워크,와이파이(Wi-Fi) 등 적절하게 분산된 망 경쟁력이 주목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무선생태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단말기 회사는 자체 플랫폼과 앱스토어를 통해 통신사업자들의 수익 영역을 서서히 침범해 오고 있다. 또 무료 커뮤니케이션 수단 등의 등장으로 트래픽 증가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요컨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에 대해 SK텔레콤이 과연 과거처럼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약간의 의문부호가 남아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스마트폰 보급 확대를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실적 모멘텀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완전 대중화되는 내년 이후에는 △사업자 간 경쟁 심화 △트래픽 증가에 대한 대책 △플랫폼 간 주도권 경쟁 등의 쉽지 않은 이슈들이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에 대한 지속적인 모색과 함께 기존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시급히 나서야 할 시점이다.

최남곤 < 동양종금증권 선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