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룹 내의 계열회사라고 할지라도 각각의 기업은 재무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저마다 전략 및 목표를 수립해 기술 개발과 프로세스 개선,고객 만족도 제고 등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IFRS) 하에서는 연결재무제표가 중심이 되면서 그룹 관점의 경영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우선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재무지표가 IFRS 도입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나 성장성비율 등은 개별 재무제표보다는 연결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 특정 제품의 생산을 국내 또는 해외 계열사 중 어디에 맡기는 것이 유리할지 결정한다고 치자.비교를 위해서는 우선 원가계산 기준 등 국내외 계열사의 회계기준을 통일시켜야 한다. 나아가 환율,원자재 가격,물류 비용은 물론 국가별 규제와 같은 각 계열사의 환경 요인까지 두루 고려해야 한다.

중 · 장기적으로는 그룹과 각 계열사가 큰 방향에서 전략 및 목표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그룹 차원의 사업예산 또한 이 같은 바탕 위에서 계획해야 한다. 일관된 전략 및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본사와 계열사 간의 원활한 협의 및 조정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예산을 확정하는 데 있어서도 각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계획을 수립하고 조정하는 등의 과정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IFRS 환경 하에서 최적화된 그룹 경영관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첫째 연결 경영관리를 위해 업무를 재정의하고 본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본사와 계열사 간의 목표 공유,정확한 재무정보의 확보 및 취합,계열사의 재무,판매 및 조달에 대한 감독 등 다양한 영역이 포함된다. 특히 연결 중심의 재무정보 체계 하에서는 그룹 CFO의 역할이 중요하다. 계열사 CFO가 해당 기업의 CEO는 물론 본사 CFO에게도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그룹 전체에 걸친 프로세스 표준화는 물론 데이터의 정합성 유지를 위해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 관점의 그룹 경영관리는 데이터 통합을 전제로 하며,이는 본사 차원에서 직접 관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표준화로 기업은 업무 효율성 제고는 물론 경영정보 분석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데이터의 수치는 정확한가'에서 '이 데이터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을까'로 질문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데이터를 경영에 필요한 정보로 변환해 줄 그룹 경영계획 및 성과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은 곧바로 수익 창출 기회와 비용 통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살아있는 정보'로서 생명력을 갖게 되면 재무 기능은 기업의 성공적인 내일을 밝혀줄 '전조등'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형우 언스트앤영 한영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