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귀금속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00.36달러를 기록, 2년5개월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 가격도 전자거래에서 7.99달러 오른 97.7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한 원유 가격은 중동발 리스크가 진정되면 조정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수익을 노리고 지금 원자재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수요 증가에 따라 장기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전망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원자재 펀드 성과, 주식형 펀드보다 우수

22일 증권정보기관 FN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21일 기준)은 2.41%로 국내 주식형 펀드(-0.98%)나 해외 주식형 펀드(-1.42%)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랭클린내츄럴리소스' 펀드는 연초 이후 8.39%의 수익률로 원자재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1개월 수익률도 7.42%에 달했다.

이밖에 '미래애셋맵스로저스커머더티인덱스' 펀드와 '블랙록월드에너지'펀드도 각각 연초 이후 7.86%, 7.14%라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또 '푸르덴셜글로벌천연자원' 펀드는 7.03%, 'IBK글로벌에너지원자재' 펀드는 6.06% 수익을 올렸다.

이같은 성과는 최근 동과 아연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원유 가격까지 이집트·리비아 등 중동 위기로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프랭클린템플턴 자산운용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회복세 강화 조짐에 힘입어 지난달 상품시장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2000년 3월 이래 최장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데릭 프롬 프랭클린 주식운용 그룹 부사장은 "2011년 경제 회복 지속세는 꾸준한 원자재의 수요 증가와 천연자원 관련 주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며 "최근 부각된 원자재 공급 이슈와 이집트 사태 등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 등으로 일부 원자재 가격이 지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급등세는 진정될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격 강세만을 보고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원 우리선물 연구원은 "이틀 전만해도 배럴당 80달러대 후반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현재 장중 100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치솟은 현 상황은 수급적인 요인보다는 심리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에 일시적으로 유가가 치솟았지만, 이같은 급등세에 따른 상승폭은 다시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펀드 전문가들은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으로 납입하고, 한가지 상품보다는 여러 원자재나 관련 기업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최정원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원은 "현재 금 가격이 연초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처럼 원자재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개인 투자자가 각 원자재 품목의 가격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되도록 펀드 안에서 여러 원자재별로 자산배분을 해주는 유형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