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주가의 엇갈린 행보가 관심이다. 현대차는 자산운용사(투신)들의 집중 매도로 상승세에 발목이 잡혔지만 기아차는 반대로 운용사 매수세를 바탕으로 꾸준한 상승 흐름이다.

현대차는 22일 2.80%(5000원) 하락한 17만3500원에 마감하며 이틀째 약세가 이어졌다. 현대차는 이달 들어 3.07% 내렸다. 568억원에 달하는 운용사의 대량매도가 약세를 부추겼다. 반면 기아차는 운용사 순매수를 바탕으로 4.39% 올랐다. 다만 두 종목 모두 4.82% 빠진 코스피지수 대비로는 선전 중이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현대차는 원래 좋았던 회사가 계속 좋은 것이고,기아차는 안 좋았던 회사가 좋아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은 다르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운용사들이 현대차를 파는 진짜 이유는 현대차가 그룹과 산업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각종 부담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거진 비정규직 노조 파업 문제나 소액주주의 소송 문제 등에서 집중 타깃이 된 것은 그만큼 현대차가 산업계에서 대표성이 크기 때문에 대리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엔화 약세로 인한 도요타의 세계 시장점유율 회복 가능성도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에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등주 기아차가 이 같은 이슈에서 자유로운 것은 운용사들이 일종의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고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 예상 순이익 6조4000억원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은 6.7배 수준으로 기아차 7.9배보다 낮기 때문에 1분기 실적 윤곽이 잡히는 3월께부터는 주가 차이도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