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인하 논쟁이 신용카드사로 불똥이 튀었다. 정유업계를 대변하는 오강현 대한석유협회장이 기름값 인하를 위해 유류세 부문에 부과되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유소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1.5% 정도다. 유류세 부문에 붙는 카드 수수료를 없애면 휘발류 1ℓ당15원 정도 가격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 오 회장은 "기름값에서 주유소 마진이 5% 정도 되는데 카드 수수료가 1.5%라는 것은 매우 큰 비중"이라며 "카드 수수료를 낮추거나 무료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유가의 원인을 카드업계에 전가하려는 것"이라며 "가맹점 수수료율 1.5%는 카드사가 손익을 맞출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름값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 카드 수수료를 낮추라는 압력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정유사에 영업 마진을 줄이라고 압박하고,정유업계는 카드사들을 끌어들이는 작전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