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회장 "창업자는 평생 경영에서 졸업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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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서 자서전 출판 기념회
44년 쌓은 日재계 인맥
日 경제인 20여명 제안으로 '金회장과 함께하는 모임' 발족
경영 승계 은선·은정 씨 소개
두 딸에게 주는 당부
최대 아닌 최고 회사 만들어라…토털헬스케어 벗어나지 마라
44년 쌓은 日재계 인맥
日 경제인 20여명 제안으로 '金회장과 함께하는 모임' 발족
경영 승계 은선·은정 씨 소개
두 딸에게 주는 당부
최대 아닌 최고 회사 만들어라…토털헬스케어 벗어나지 마라
"창업자는 생전에 경영에서 졸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일본어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고 "나이 들었다고 피땀으로 일군 회사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제약회사 최고경영자(CEO)로 54년간의 삶을 정리한 자서전과 경영에세이를 묶은 전자책 'My dream,Healthy society(나의 꿈,건강한 사회)'를 일본에서 출간했다.
1932년생으로 제약창업 1세대인 김 회장은 이제 '경영졸업'을 준비 중이다. 보령의 주력기업 CEO를 맡고 있는 첫째딸 김은선 보령제약 대표이사 회장과 넷째딸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최근 들어 출장 때마다 대동하는 이유다.
1967년 기술제휴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일본 류카쿠산이 주선한 이번 출판기념회에도 두 딸과 함께했다. 김 회장의 그늘에 가려있었던 두 딸의 경영보폭을 넓혀주고,일본 경제계에서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물려주겠다는 복안에서다.
22일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발족한 '가코무카이'란 명칭의 모임은 일본 제약업계에서 김 회장의 입지를 엿볼 수 있게하는 대목이다. 가코무카이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김승호 회장과 함께하는 경제인 모임'이란 의미다. 김 회장과의 인연을 소중히 하고 협력을 강화하자는 뜻에서 일본 경제인들의 제의로 발족했다. 이 모임에는 류타 후지이 류카쿠산 사장을 비롯해 아베 다케히코 하노키신약 사장,마쓰오 마사히코 메이지제약 사장 등 20여명의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24일 귀국 전까지 두 딸과 함께 일본 제약사 CEO 및 관계자들과 빡빡한 면담일정을 잡아놨다. 미팅에서는 업무제휴를 포함,국내 15번째로 출시한 고혈압 국산 신약 '카나브'의 향후 일본 진출도 타진한다.
김 회장은 "카나브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고혈압 계통의 신약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신약허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3만여명에 달하는 임상시험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덧붙였다.
CEO인 두 딸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첫째딸은 회사 들어온 지 20년이 넘었으니 경험이 충분하고,넷째딸은 미국에서 MBA를 취득해 실무에 밝은 편"이라고 조심스런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어 "경영실무나 요즘 트렌드에는 내가 따라갈 수가 없다"며 "회사 명운을 가를 만한 중대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든 의사결정을 두 딸에게 일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1957년 보령약국에서 출발한 보령제약은 1967년 류카쿠산과의 기술제휴로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1800년 초반 설립된 류카쿠산이 연매출 40억엔에 불과하지만,45년 전 기술동냥으로 시작한 보령제약은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제약사로 도약했다. 보령제약그룹 7개 계열사의 매출은 6000억원 규모다.
김 회장이 두 딸에게 주문하는 것은 세 가지다. 향후 토털 헬스케어 범주를 벗어나지 말 것과 임상적 연구를 거친 제품을 세상에 내놓고 최대가 아닌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달라는 당부다.
도쿄=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일본어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고 "나이 들었다고 피땀으로 일군 회사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제약회사 최고경영자(CEO)로 54년간의 삶을 정리한 자서전과 경영에세이를 묶은 전자책 'My dream,Healthy society(나의 꿈,건강한 사회)'를 일본에서 출간했다.
1932년생으로 제약창업 1세대인 김 회장은 이제 '경영졸업'을 준비 중이다. 보령의 주력기업 CEO를 맡고 있는 첫째딸 김은선 보령제약 대표이사 회장과 넷째딸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최근 들어 출장 때마다 대동하는 이유다.
1967년 기술제휴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일본 류카쿠산이 주선한 이번 출판기념회에도 두 딸과 함께했다. 김 회장의 그늘에 가려있었던 두 딸의 경영보폭을 넓혀주고,일본 경제계에서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물려주겠다는 복안에서다.
22일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발족한 '가코무카이'란 명칭의 모임은 일본 제약업계에서 김 회장의 입지를 엿볼 수 있게하는 대목이다. 가코무카이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김승호 회장과 함께하는 경제인 모임'이란 의미다. 김 회장과의 인연을 소중히 하고 협력을 강화하자는 뜻에서 일본 경제인들의 제의로 발족했다. 이 모임에는 류타 후지이 류카쿠산 사장을 비롯해 아베 다케히코 하노키신약 사장,마쓰오 마사히코 메이지제약 사장 등 20여명의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24일 귀국 전까지 두 딸과 함께 일본 제약사 CEO 및 관계자들과 빡빡한 면담일정을 잡아놨다. 미팅에서는 업무제휴를 포함,국내 15번째로 출시한 고혈압 국산 신약 '카나브'의 향후 일본 진출도 타진한다.
김 회장은 "카나브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고혈압 계통의 신약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신약허가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3만여명에 달하는 임상시험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덧붙였다.
CEO인 두 딸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첫째딸은 회사 들어온 지 20년이 넘었으니 경험이 충분하고,넷째딸은 미국에서 MBA를 취득해 실무에 밝은 편"이라고 조심스런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어 "경영실무나 요즘 트렌드에는 내가 따라갈 수가 없다"며 "회사 명운을 가를 만한 중대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든 의사결정을 두 딸에게 일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1957년 보령약국에서 출발한 보령제약은 1967년 류카쿠산과의 기술제휴로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1800년 초반 설립된 류카쿠산이 연매출 40억엔에 불과하지만,45년 전 기술동냥으로 시작한 보령제약은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제약사로 도약했다. 보령제약그룹 7개 계열사의 매출은 6000억원 규모다.
김 회장이 두 딸에게 주문하는 것은 세 가지다. 향후 토털 헬스케어 범주를 벗어나지 말 것과 임상적 연구를 거친 제품을 세상에 내놓고 최대가 아닌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달라는 당부다.
도쿄=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