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가 사실상 내전 상태에 빠졌다.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시위대와 정부 보안군의 유혈 충돌이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는 튀니지와 이집트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데 이어 리비아의 42년 철권통치까지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정체제도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카다피 국가 원수는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퇴진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시위 진압 강도를 높였다. 정부군은 트리폴리에서 전투기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트리폴리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최소 6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과 국제인권단체들은 8일째 유혈 충돌로 사망자 수가 5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이슬람권 사이트인 온이슬람넷은 사망자가 6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제2 도시인 벵가지에 이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등 동북부 지역 8~9곳을 장악하는 등 세력을 넓히고 있다. 곳곳에서 민주화 시위대와 카다피 지지세력 간 유혈 충돌로 리비아는 사실상 내전에 돌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