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아래로 추락해 체면을 구겼던 두산엔진이 반등의 실마리를 잡고 있어 주목된다. 차익 실현 물량 중 상당수를 소화했고 계열사 밥캣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두산엔진은 22일 2.14%(400원) 상승한 1만9050원으로 장을 마쳐 공모가(1만93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1월4일 증시에 입성한 두산엔진은 사흘 만에 장중 3만3000원대까지 급등했다가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줄곧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주 부진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서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조정이 이어져 지난 14일 공모가가 무너진 데 이어 1만6000원 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18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회복세로 돌아선 이후 1만9000원대로 올라섰다.

두산엔진은 2009년 12월 주당 8500원에 3250만주(276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중 최대주주 측과 일부 기관을 제외한 1800만주가량은 보호예수가 없어 언제든지 풀릴 수 있는 물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상증자 가격 대비 공모가가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실제 상장일 이후 기관은 총 408만주를 처분했다. 상장 전에 주식을 받았던 두산엔진 우리사주조합도 이달 10일 보유 주식 수가 846만주에서 578만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격대에서 나올 만한 물량은 소화된 상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재개됐고 중국 조선사들도 엔진만큼은 기술력 높은 한국 제품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주가 유지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연간 1조7000억원 이상의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의 원인이었던 외환파생상품(KIKO) 계약이 작년 10월 끝났고,밥캣에 대한 지원도 더 이상 없을 것으로 경영진이 약속해 위험 요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진단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