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유혈 진압에 카다피의 아들들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인용,"카다피의 셋째 · 여섯째 아들이 휘하 특수부대를 벵가지 시내에 투입,시위대를 학살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아내 2명 사이에 모두 8명(아들 7,딸 1)의 자녀를 두고 있는 카다피 일가는 각종 말썽을 일으키는 일종의 '문제 가정'이라고도 전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번 유혈사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카다피의 셋째 아들 사아디가 가장 문제아"라고 지적했다. 특수부대에서 장교를 지낸 사아디는 휘하 부대를 벵가지에 투입했다. 그는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있고 과도하게 파티를 즐기는 인물이라고 위키리크스는 전했다. 여섯째인 카미스는 카다피 정권의 가장 든든한 지지세력인 카미스 여단 등 특수부대의 사령관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훈련받았으며 최근 벵가지 시위 진압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국영TV에 출연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선언한 사이프 알 이슬람은 둘째 아들로,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런던 이코노믹스스쿨에서 학위를 받아 서방 국가엔 리비아 정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리비아인이 그가 너무 잘난 체하고 외국인에게 아부한다고 보고 있다고 위키리크스는 폭로했다. 다른 형제들과 사이도 좋지 않다.

넷째 아들인 무아타심은 사이프 알 이슬람과 함께 카다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그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2008년 12억달러를 들여 동생 카미스가 운영하는 특수부대와 유사한 부대를 창설했다. 위키리크스는 그가 '별로 총명하지 못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후계 문제로 사이프 알 이슬람과 특히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는 카다피 자녀들이 국영 석유회사와 자회사에서 막대한 수익금을 챙긴다고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