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리비아 쇼크'…1950선이 1차 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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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조정 어디까지
외국인, 3183억원 '팔자'…위험자산 회피 심리 뚜렷
WTI 100달러 넘어서면 "1900대 초반까지 밀릴 수도"
외국인, 3183억원 '팔자'…위험자산 회피 심리 뚜렷
WTI 100달러 넘어서면 "1900대 초반까지 밀릴 수도"
코스피지수가 '리비아발 모래바람'에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국내 증시의 수급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비아 사태라는 외부 변수까지 급부상,이머징마켓에 국한됐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선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결과다.
리비아는 세계 8번째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이집트 사태보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리비아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되면 코스피지수는 1950선에서 반등을 시도하겠지만,장기화할 경우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집트 사태와 차원이 다르다"
코스피지수는 22일 35.38포인트(1.76%) 급락한 1969.92에 마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흘 연속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이날은 3183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지난달 28일 이후 지속된 이머징마켓에 대한 비중 축소와는 다른 흐름이었다는 분석이다. 홍호덕 아이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 매도는 민주화 물결이 리비아로까지 확산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회피 심리가 작동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주식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측면에서 리비아는 이집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리비아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2%를 차지하는 8번째 산유국이기 때문에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가계소비와 기업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100달러 돌파 시 추가 조정"
리비아가 새로운 리스크로 급부상하면서 향후 주식시장은 리비아 사태의 추이에 따른 국제 유가 흐름과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의 차익 실현 지속 여부라는 두 가지 변수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선 리비아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면 코스피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50선 근처에서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는 28일 발표되는 1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고,내달 5일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향후 5년간 경제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이머징마켓의 경기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주가 반등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보다 먼저 외국인 이탈 현상이 나타났던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이머징국가에선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도 한풀 꺾일 것"이라며 "이 경우 작년 5월 유로존 재정위기 충격 이후 미국 경제의 '더블딥(짧은 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확산됐던 과정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배럴당 90달러 중반 수준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100달러 밑에서 움직이면 주식시장은 랠리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100달러를 넘어서면 1900대 초반에서 지지는 가능하겠지만 상승 반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 지표는 반등 가능성 시사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0일간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등락비율(ADR)이 작년 말 90%를 넘어섰지만 최근 66.27%까지 하락했다"며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던 작년 5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DR이 바닥권을 형성함에 따라 향후 지수가 추가적으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20일 이동평균선(2043.81)이 최근 꾸준히 하락해 60일 이동평균선(2030.71)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과거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때 20일선이 60일선을 밑도는 '중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뒤 반등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 팀장은 "중기 데드크로스 발생이 예상되는 이달 말께면 증시가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리비아는 세계 8번째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이집트 사태보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리비아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되면 코스피지수는 1950선에서 반등을 시도하겠지만,장기화할 경우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집트 사태와 차원이 다르다"
코스피지수는 22일 35.38포인트(1.76%) 급락한 1969.92에 마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흘 연속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이날은 3183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지난달 28일 이후 지속된 이머징마켓에 대한 비중 축소와는 다른 흐름이었다는 분석이다. 홍호덕 아이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 매도는 민주화 물결이 리비아로까지 확산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회피 심리가 작동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주식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측면에서 리비아는 이집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리비아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2%를 차지하는 8번째 산유국이기 때문에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가계소비와 기업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100달러 돌파 시 추가 조정"
리비아가 새로운 리스크로 급부상하면서 향후 주식시장은 리비아 사태의 추이에 따른 국제 유가 흐름과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의 차익 실현 지속 여부라는 두 가지 변수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선 리비아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면 코스피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50선 근처에서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는 28일 발표되는 1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고,내달 5일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향후 5년간 경제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이머징마켓의 경기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주가 반등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보다 먼저 외국인 이탈 현상이 나타났던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이머징국가에선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도 한풀 꺾일 것"이라며 "이 경우 작년 5월 유로존 재정위기 충격 이후 미국 경제의 '더블딥(짧은 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확산됐던 과정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배럴당 90달러 중반 수준인 서부텍사스원유(WTI)가 100달러 밑에서 움직이면 주식시장은 랠리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100달러를 넘어서면 1900대 초반에서 지지는 가능하겠지만 상승 반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 지표는 반등 가능성 시사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0일간 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등락비율(ADR)이 작년 말 90%를 넘어섰지만 최근 66.27%까지 하락했다"며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던 작년 5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DR이 바닥권을 형성함에 따라 향후 지수가 추가적으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20일 이동평균선(2043.81)이 최근 꾸준히 하락해 60일 이동평균선(2030.71)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과거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때 20일선이 60일선을 밑도는 '중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뒤 반등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 팀장은 "중기 데드크로스 발생이 예상되는 이달 말께면 증시가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