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실상 內戰] 코스피 연중 최저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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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시장 쇼크…외국인 2월 2조5900억 매도
올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자금이 한국 등 이머징(신흥국) 증시에서 이탈하는 와중에 리비아 사태까지 터져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이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안전자산으로 옮겨 갈 경우 국내 증시는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는 22일 외국인 매물 공세에 밀려 35.38포인트(1.76%) 내린 1969.92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4.82% 하락해 작년 12월9일(1988.96) 이후 석 달여 만에 최저치로 밀려났다. 전고점(1월27일 2115.01)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7%(145포인트)나 빠졌다. 홍콩 인도 등 아시아 증시가 지난달 말 수준을 유지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외국인이 긴축 우려를 피하기 위해 이머징 증시로부터 발을 빼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던 한국 주식을 먼저 판 결과"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3183억원을 포함해 이달 들어 2조59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선진국 증시로 자금이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동 소요사태가 악화돼 대형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주식영업부 전무는 "선진국과 이머징 증시 간 비중 조절을 위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는 70~80%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현물(주식) 대신 선물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집트 때와 달리 리비아 사태는 심각성이 더해 외국인들도 경계하고 있다"며 "일단 위험자산을 줄이고 보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영우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는 "이전까진 신흥국 물가와 긴축이 변수였지만 불확실성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훼손되면 안전자산 선호가 더 심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지역 간 이동에 이어 자산 간 이동으로 번질 경우 증시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기관들도 불확실성 탓에 쉽게 저가매수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집트 사태에서 확인한 것처럼 정치적 이슈는 조금만 안정되면 투자심리가 살아나게 된다"며 "사태 심각성에 비해 아직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순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지는 않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코스피지수는 22일 외국인 매물 공세에 밀려 35.38포인트(1.76%) 내린 1969.92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4.82% 하락해 작년 12월9일(1988.96) 이후 석 달여 만에 최저치로 밀려났다. 전고점(1월27일 2115.01)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7%(145포인트)나 빠졌다. 홍콩 인도 등 아시아 증시가 지난달 말 수준을 유지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외국인이 긴축 우려를 피하기 위해 이머징 증시로부터 발을 빼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던 한국 주식을 먼저 판 결과"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3183억원을 포함해 이달 들어 2조59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선진국 증시로 자금이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동 소요사태가 악화돼 대형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주식영업부 전무는 "선진국과 이머징 증시 간 비중 조절을 위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는 70~80%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현물(주식) 대신 선물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집트 때와 달리 리비아 사태는 심각성이 더해 외국인들도 경계하고 있다"며 "일단 위험자산을 줄이고 보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영우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는 "이전까진 신흥국 물가와 긴축이 변수였지만 불확실성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훼손되면 안전자산 선호가 더 심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지역 간 이동에 이어 자산 간 이동으로 번질 경우 증시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기관들도 불확실성 탓에 쉽게 저가매수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집트 사태에서 확인한 것처럼 정치적 이슈는 조금만 안정되면 투자심리가 살아나게 된다"며 "사태 심각성에 비해 아직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순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지는 않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