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전날 2000선을 간신히 지킨 증시는 22일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리비아 사태가 국내 건설사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등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그간 상승세를 지속해온 유럽 증시가 1% 이상 급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1일 코스피지수는 2005.30으로 7.84포인트 떨어졌다.지수 급락 후 반등세가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날 시장의 포인트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다.외국인이 7160계약의 선물을 매도하면서 선물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진 현물을 프로그램이 처분하며 576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외국인의 이같은 선물 매도는 최근 사흘간 이어진 현물 매수 흐름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프레지던트데이 연휴에 따른 미국 증시 휴장과 중동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연휴 이후 주가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포지션을 청산했다는 것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단기적인 이벤트에 불과한 만큼 3일째 지속되고 있는 현물 매수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외국인의 매도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 악재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게 문제다.이집트 사태 해결로 해소 기미를 보이던 중동발 리스크가 바레인,리비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의 석유 생산량이 미미했던데 비해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8위의 산유국으로 원유수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내던 유럽증시마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내외 변수는 호재와 악재가 교차해 단기간에 지수를 상승세로 돌려세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중국이 전국인민대표자회의를 통해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호재다.하지만 지난 주말 은행 지급준비율을 높인데 이어 추가 긴축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악재다.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일부 거시 지표의 개선은 시장을 낙관하게 하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는 고용지표와 추가 양적완화를 둘러싼 논란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

국내에서도 이르면 다음주 경기 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하지만 저축은행 영업정지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조정이 끝나고 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며 “앞으로도 코스피지수는 1950선을 저점으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철저히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