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떨어지는 칼날' 건설株, 저가매수 기회라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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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랍권의 반정부 시위 확산, 저축은행의 잇단 영업정지, 몇몇 중견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고 있어서다.
증시 전문가들도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지나친 우려', '과매도' 등의 표현을 쓰며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됐다고 지적을 하면서도 "건설주를 사야한다"고 과감하게 말하진 못하고 있다.
22일 증시에서는 건설주의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전 11시 22분 현재 건설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15.53포인트(7.26%) 폭락한 198.50을 기록중이다. 현대건설이 전날보다 7500원(9.36%) 내린 7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GS건설(-7.62%) 대우건설(-7.63%) 대림산업(-6.63%) 현대산업(-5.86%) 등 중대형주 중심으로 건설주가 급락하고 있다.
업종 지수에 속하지는 않지만 삼성물산(-5.54%) 삼성엔지니어링(-7.45%) 등 삼성그룹 계열의 건설사 주가도 크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건설주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은 아랍권의 반정부 시위 불길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이들 나라에 진출한 한국 건설사들에 직ㆍ간접적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사실상 내전 상태에 빠져들자 우리나라 업체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건설현장 피습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업계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의 신한건설 주택공사 현장에 리비아인 500여명이 습격했고, 한국인 3명 등 모두 15명이 중ㆍ중경상을 입었다. 앞서 20일에는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의 현대건설 주택공사 인근 숙소에 현지 주민들이 습격하는 일이 있었고, 17~18일에는 동부지역 데르나의 원건설 공사현장 숙소에 불이 나기도 했다.
해외건설정보서비스 및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리비아에 진출한 한국 건설사는 총 24개사다. 이 중 수주 규모가 큰 곳을 보면 현대건설이 5곳의 현장에 25억8000만달러, 대우건설이 6곳의 현장에 20억3000만달러 등이다. 또 신한이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코오롱건설은 하수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리비아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내 핵심 산유국들에까지 반정부 시위가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 건설사의 타격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반정부 시위 확산과 건설사의 수주는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이다.
백재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위기가 아닌, 정치적 위기는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의 수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독재 정권 이후 민주적 정권이 들어서면 투자가 늘어 수주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중동 국가의 플랜트나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은 중장기 프로젝트여서 반정부 시위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며 "시장이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반정부 시위가 거센 국가 내에서 이미 수주한 공사의 중단이나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공사 대부분이 정부 공공기관이 발주한데다 인프라 건설이 많아 중단이나 취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번 틀어진 투자심리가 언제 다시 회복될 지 자신있게 얘기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윤 연구원은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당장 건설주를 매수해야 한다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도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반정부 시위 여파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나,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최근 많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들 국가에서 대규모 발주가 이어진다 해도 지난해와 같이 한국 기업의 '싹쓸이' 수주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백 연구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유럽, 일본, 중국 업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해외 부문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국내 건설경기 또한 급격한 회복 보다는 점진적 회복에 무게가 실린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
증시 전문가들도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지나친 우려', '과매도' 등의 표현을 쓰며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됐다고 지적을 하면서도 "건설주를 사야한다"고 과감하게 말하진 못하고 있다.
22일 증시에서는 건설주의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전 11시 22분 현재 건설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15.53포인트(7.26%) 폭락한 198.50을 기록중이다. 현대건설이 전날보다 7500원(9.36%) 내린 7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GS건설(-7.62%) 대우건설(-7.63%) 대림산업(-6.63%) 현대산업(-5.86%) 등 중대형주 중심으로 건설주가 급락하고 있다.
업종 지수에 속하지는 않지만 삼성물산(-5.54%) 삼성엔지니어링(-7.45%) 등 삼성그룹 계열의 건설사 주가도 크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건설주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은 아랍권의 반정부 시위 불길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이들 나라에 진출한 한국 건설사들에 직ㆍ간접적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사실상 내전 상태에 빠져들자 우리나라 업체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건설현장 피습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업계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의 신한건설 주택공사 현장에 리비아인 500여명이 습격했고, 한국인 3명 등 모두 15명이 중ㆍ중경상을 입었다. 앞서 20일에는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의 현대건설 주택공사 인근 숙소에 현지 주민들이 습격하는 일이 있었고, 17~18일에는 동부지역 데르나의 원건설 공사현장 숙소에 불이 나기도 했다.
해외건설정보서비스 및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리비아에 진출한 한국 건설사는 총 24개사다. 이 중 수주 규모가 큰 곳을 보면 현대건설이 5곳의 현장에 25억8000만달러, 대우건설이 6곳의 현장에 20억3000만달러 등이다. 또 신한이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코오롱건설은 하수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리비아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내 핵심 산유국들에까지 반정부 시위가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 건설사의 타격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반정부 시위 확산과 건설사의 수주는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이다.
백재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위기가 아닌, 정치적 위기는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의 수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독재 정권 이후 민주적 정권이 들어서면 투자가 늘어 수주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중동 국가의 플랜트나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은 중장기 프로젝트여서 반정부 시위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며 "시장이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반정부 시위가 거센 국가 내에서 이미 수주한 공사의 중단이나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공사 대부분이 정부 공공기관이 발주한데다 인프라 건설이 많아 중단이나 취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번 틀어진 투자심리가 언제 다시 회복될 지 자신있게 얘기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윤 연구원은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당장 건설주를 매수해야 한다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도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반정부 시위 여파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나,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최근 많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들 국가에서 대규모 발주가 이어진다 해도 지난해와 같이 한국 기업의 '싹쓸이' 수주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백 연구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유럽, 일본, 중국 업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해외 부문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국내 건설경기 또한 급격한 회복 보다는 점진적 회복에 무게가 실린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