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나는 순교자"주장…국내외 입지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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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카다피는 22일(현지시간)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나는 혁명의 지도자고 공식적인 지위가 없기 때문에 물러날 수도 없다.무아마르 카다피는 영원한 혁명의 지도자다”라고 강조했다.그는 “이곳은 바로 내 조국이고 나는 내 조상의 땅에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다피는 긴 갈색 옷에 터번을 쓰고 등장했다.1980년대 미국의 폭격으로 파손된 트리폴리 관저의 한 건물 앞에서 원고 없이 연설을 하며 수시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연단을 내려치며 흥분한 모습으로 격한 말을 쏟아냈다.
그는 “내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시위대에게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카다피는 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시위대로부터 거리를 되찾으라고 호소하면서 시위대를 쥐에 비유하며 “쥐들을 잡아라”고 촉구했다.
선전포고에 가까운 이같은 카다피의 말처럼 친정부 세력은 수도 트리폴리 등지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진압작전을 진행했다.목격자들은 지난 밤 전투기가 시내 곳곳을 폭격하고 군용 헬리콥터도 시가지를 향해 발포했다고 전했다.
사상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지난 20일부터 지금까지 트리폴리에서 시위대와 보안군 간의 충돌로 최소 6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독일 dpa 통신도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트리폴리에서 희생된 사람 수가 15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번 반정부 시위의 중심 도시인 벵가지에서는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리비아 민주화 시위 희생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자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필레이 대표는 “시민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 행위는 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카다피의 대내·외적인 입지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우선 카다피에 반기를 드는 외국 주재 리비아 대사나 외교관들이 늘어나고 있다.이브라힘 다바시 유엔주재 부대사는 21일 자국 대사관 직원 10여 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에 개입해줄 것을 촉구했다.알리 아드잘리 주미 대사도 전투기가 시위대를 공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카다피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기로 했으며 인도와 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몰타 등지의 리비아 대사관도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57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무슬림 조직인 이슬람회의기구(OIC)도 이날 리비아 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사무총장은 “리비아 시민을 상대로 한 과도한 공권력 동원에 강한 비난을 표명한다” 며 “억압을 중단하고 시위대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아랍연맹(AL)도 22일 성명을 내고 회원국인 리비아가 반 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응할 때까지 리비아의 회의 참석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아랍연맹 측은 리비아 정부가 국민의 치안과 안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아랍연맹은 물론 산하 기구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 이후 “아랍연맹은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대중 평화시위에 반한 범죄를 비난한다” 며 “리비아 보안군이 중무기 등을 이용하는 것은 엄청난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카다피는 22일(현지시간)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나는 혁명의 지도자고 공식적인 지위가 없기 때문에 물러날 수도 없다.무아마르 카다피는 영원한 혁명의 지도자다”라고 강조했다.그는 “이곳은 바로 내 조국이고 나는 내 조상의 땅에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다피는 긴 갈색 옷에 터번을 쓰고 등장했다.1980년대 미국의 폭격으로 파손된 트리폴리 관저의 한 건물 앞에서 원고 없이 연설을 하며 수시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연단을 내려치며 흥분한 모습으로 격한 말을 쏟아냈다.
그는 “내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시위대에게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카다피는 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시위대로부터 거리를 되찾으라고 호소하면서 시위대를 쥐에 비유하며 “쥐들을 잡아라”고 촉구했다.
선전포고에 가까운 이같은 카다피의 말처럼 친정부 세력은 수도 트리폴리 등지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진압작전을 진행했다.목격자들은 지난 밤 전투기가 시내 곳곳을 폭격하고 군용 헬리콥터도 시가지를 향해 발포했다고 전했다.
사상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지난 20일부터 지금까지 트리폴리에서 시위대와 보안군 간의 충돌로 최소 6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독일 dpa 통신도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트리폴리에서 희생된 사람 수가 15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번 반정부 시위의 중심 도시인 벵가지에서는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리비아 민주화 시위 희생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자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필레이 대표는 “시민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 행위는 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카다피의 대내·외적인 입지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우선 카다피에 반기를 드는 외국 주재 리비아 대사나 외교관들이 늘어나고 있다.이브라힘 다바시 유엔주재 부대사는 21일 자국 대사관 직원 10여 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에 개입해줄 것을 촉구했다.알리 아드잘리 주미 대사도 전투기가 시위대를 공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카다피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기로 했으며 인도와 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몰타 등지의 리비아 대사관도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57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무슬림 조직인 이슬람회의기구(OIC)도 이날 리비아 당국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사무총장은 “리비아 시민을 상대로 한 과도한 공권력 동원에 강한 비난을 표명한다” 며 “억압을 중단하고 시위대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아랍연맹(AL)도 22일 성명을 내고 회원국인 리비아가 반 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응할 때까지 리비아의 회의 참석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아랍연맹 측은 리비아 정부가 국민의 치안과 안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아랍연맹은 물론 산하 기구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 이후 “아랍연맹은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대중 평화시위에 반한 범죄를 비난한다” 며 “리비아 보안군이 중무기 등을 이용하는 것은 엄청난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