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프레지던트데이 연휴로 3일 간의 휴장을 마치고 개장한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유럽과 아시아 증시를 휩쓸고 있는 ‘리비아 쇼크’여파로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178.46포인트(1.44%) 하락한 12212.79까지 폭락해 지난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하루 기준으로는 올 들어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 18일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7.57포인트(2.05%) 내린 1315.44에 거래를 마쳤다.S&P지수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나스닥지수도 2756.42로 전 주말보다 77.53포인트(2.74%) 하락했다.

지난 연휴 기간 악화된 리비아 사태가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되고 있다.2년 반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한 국제 유가가 인플레이션우려를 키우며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 회피 경향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불안정성 확대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한 것도 악재가 됐다.

마이클 셀던 RDM파이낸셜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우리는 미지에 대한 공포에 맞닥뜨리고 있다” 며 “투자자들은 리비아의 정치적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그리고 그것이 국제 유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지난해 4분기 주택가격은 4.1% 하락해 경기 회복이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월마트 역시 저조한 미국내 소비자 판매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1.7% 하락했다.

하지만 아직은 추세 하락보다는 지난해 중반부터 꾸준히 상승해온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계속되는 한 주가가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케네스 폴카리 아이캠 운용담당자는 “리비아에서 촉발된 지정학적 문제로 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멈추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며 “현 시점에서 주가 조정이 있겠지만 양적완화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