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3일 항공업종에 대해 항공유가의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로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전망이라며 리비아 사태의 안정으로 유가 급등이 일단락돼야 주가 조정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비아 시위가 확산되면서 거시경제 변수(유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전일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락했다"며 "리비아는 석유수출기구(OPEC)에 가입한 원유 생산국으로 원유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 상승 우려감이 존재하고 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어 국내 항공사에게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며 영업이익에서 달러는 숏 포지션(달러 매출보다 달러 비용이 많은 상태)으로 원화 강세가 진행될 경우 이익이 증가한다. 2011년 예상 실적 기준 대한항공 유류비 비중은 35%, 아시아나항공은 33%이다. 또한 영업이익에서 달러 숏 포지션 규모는 대한항공이 20억달러 수준이고 아시아나항공이 8억달러이다. 따라서 원화 약세 상태가 이어진다면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다.

리비아 지역 리스크 확대로 항공유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전일 기준 항공유가는 지난 4분기 평균 가격대비 21.2% 상승한 배럴당 120.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항공유가 평균가격인 123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며 당시 국내 항공사들은 유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유류할증료 밴드 상향(2008년 7월)과 물가 상승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 등으로 현재의 항공유가 수준에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커버할 수 있다"며 "다만 항공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고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상회할 경우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항공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는 유류할증료 제도로 이용자에게 일정 부분 전가가 가능하지만 3개월 가량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단기 실적은 악화된다. 또한 유류할증료로 커버할 수 있는 비용은 50% 수준으로 항공유가는 낮아야 항공사에게 긍정적이다.

그는 "2011년 예상실적 기준 항공유가가 5.0% 상승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각각 8.4%, 3.8% 감소할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 감소가 낮은 이유는 전체 사용량의 30% 가량을 낮은 가격에 헷지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1월과 2월 여객 탑승률은 각각 81%와 76%, 아시아나항공은 1월과 2월 탑승률이 76%로, 1월과 2월 여객 수요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연평도 포격으로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신 애널리스트는 "높은 탑승률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항공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사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며 "유류할증료는 3월부터 기존의 8단계에서 3단계 상승한 11단계를 부과할 예정이지만 단기 급등한 연료비를 전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리비아 사태 안정으로 유가 급등이 일단락 되어야 항공사 주가 조정도 마무리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