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리비아 모래폭풍의 여파가 주춤해지는 모습이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유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동 사태 여파로 두바이유 국제 현물 거래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고,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2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안전자산인 금과 은의 가격도 치솟고 있어 그에 따른 여진이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저치(1958.67)를 재차 경신한 후 낙폭을 줄이며 1960선을 겨우 지켰다.하지만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틀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 긴축과 리비아 사태 등 여러가지 불확실성 요인들이 존재한다"며 "상승장에서 나타난 하락이라고 해도 여러차례 바닥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 사태로 두바이유 외 WTI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낙폭과대주에 대한 가격 메리트가 생기는 시점이지만 수익률 확정시기는 짧게 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좀더 지켜본 뒤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추가 하락시 1차 지지선은 120일 이동평균선(1952)이 될 것으로 대부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조정폭이 더 깊어지더라도 10% 내외 조정에서는 마무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우현 유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 지도자가 사임을 거부한 가운데 내전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국제유가 가격의 임계치 수준은 배럴당 120달러로 전망돼 주가의 하락압력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 지수는 코스피 1950선을 지지대로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모멘텀(상승 동력)이 없어 시장 출렁임은 지속될 수 있지만 경험상 외부 충격에 의한 10% 정도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경기회복기에 조정폭이 깊어지더라도 10% 내외 조정으로 마무리된 사례가 많았다"며 "중동사태가 더 심화되며 지수가 추가하락할 경우에도 코스피 1900선 초반의 지지력을 기대할 만 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강력한 지지선이라 할 수 있는 코스피 1910~1950선에 근접할 때 저점매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