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유교무류(有敎無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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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남루한 옷차림의 한 아이가 공자를 찾아와 질문을 던지자 공자는 그 아이가 묻는 말에 친절히 답해 주었다. 이러한 공자의 태도를 보고 제자들이 의아해하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으며 배우고자 하는 이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 논어의 위령공편(衛靈公篇)에 나오는 유교무류(有敎無類)라는 말이다. 공자는 출신 성분,사회적 지위를 개의치 않고 제자들을 받아들였다. 오늘날의 시각에서는 당연해 보이지만 신분 질서와 사회 계급 구조가 존재했던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일이었다.
얼마 전 외신에서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천인계획(千人計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008년부터 실시한 천인계획은 향후 10년간 중국 발전에 필요한 스타 과학자 및 기술,금융 등 최우수 두뇌 1000명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배움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뿐만 아니라 지식이 기업과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에 들어서는 인재의 육성과 확보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업의 경우 사이버 거래 급증으로 고객에게 사이버 거래 이상의 가치를 지닌 정보와 지혜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즉 금융업의 개념이 단순히 돈을 융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제공하고 융통시키는 지융업(智融業)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혜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훌륭한 인재들이 들어오고 육성되지 않으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은 담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조직이나 개별 기업에 따라 적용 기준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인재를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로 단순하게 정의하고 싶다. '우리 회사는 이것이 문제야'라거나 '이 프로젝트에는 이런 문제가 있어'라는 식으로 문제점만 지적하는 '문제 제기자(issue finder)'들로만 가득 차 있다면 그 조직은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물론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의미를 지니기는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변화의 속도는 문제의 파악뿐만 아니라 문제의 빠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 해결자는 최종단계의 대응방안까지 고려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보유한 자로 이는 곧 맡은 업무에서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직원 모두가 맡은 업무에서 CEO의 인식을 갖고 임한다면 한 사람의 CEO를 가진 조직보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인재(人材)의 육성과 인재(人災)의 예방.이는 경영자에게는 늘 안고 가야할 중요한 숙제이다.
이현승 < SK증권 사장 hyun-seung.lee@sk.com >
얼마 전 외신에서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천인계획(千人計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008년부터 실시한 천인계획은 향후 10년간 중국 발전에 필요한 스타 과학자 및 기술,금융 등 최우수 두뇌 1000명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배움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뿐만 아니라 지식이 기업과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에 들어서는 인재의 육성과 확보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업의 경우 사이버 거래 급증으로 고객에게 사이버 거래 이상의 가치를 지닌 정보와 지혜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즉 금융업의 개념이 단순히 돈을 융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제공하고 융통시키는 지융업(智融業)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혜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훌륭한 인재들이 들어오고 육성되지 않으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은 담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조직이나 개별 기업에 따라 적용 기준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인재를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로 단순하게 정의하고 싶다. '우리 회사는 이것이 문제야'라거나 '이 프로젝트에는 이런 문제가 있어'라는 식으로 문제점만 지적하는 '문제 제기자(issue finder)'들로만 가득 차 있다면 그 조직은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물론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의미를 지니기는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변화의 속도는 문제의 파악뿐만 아니라 문제의 빠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 해결자는 최종단계의 대응방안까지 고려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보유한 자로 이는 곧 맡은 업무에서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직원 모두가 맡은 업무에서 CEO의 인식을 갖고 임한다면 한 사람의 CEO를 가진 조직보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인재(人材)의 육성과 인재(人災)의 예방.이는 경영자에게는 늘 안고 가야할 중요한 숙제이다.
이현승 < SK증권 사장 hyun-seung.lee@s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