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업계에 과목별 전문학원 바람이 불고 있다. 전 과목을 함께 가르치는 종합학원 방식에서 벗어나 과목별 학원을 잇따라 만드는 등 특화 및 전문화가 대세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국어 · 영어 · 수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국 · 영 · 수 중심의 전문학원이 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투스교육은 최근 고교생 대상 '이투스 국 · 영 · 수 전문학원'을 경기도 부천 · 분당 · 평촌 등 3곳에 각각 설립하고 전문학원 사업에 진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교과 집중이수제 및 교과별 수업시간 20% 증감 등을 담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국 · 영 · 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종합학원으로는 학생들을 끌어모으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 국 · 영 · 수 과목이 각각 수준별 시험으로 출제됨에 따라 맞춤형 학습이 필요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재규 이투스교육 기획실장은 "올 연말에는 국 · 영 · 수 전문학원 브랜드로 가맹점 사업도 벌일 계획"이라며 "중학생 대상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업체들도 국 · 영 · 수 과목을 강화하는 추세다. 디지털대성이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사이트 대성마이맥은 새학기를 맞아 '언 · 수 · 외 개념완성 팩(PACK)'을 새로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수능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진 언 · 수 · 외의 필수개념을 다룬 강의만 선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출판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2001년 첫 출간 후 수능 사회 · 과학탐구 영역 기본서로 자리잡은 '누드교과서'는 최근 문학 · 비문학 · 수리Ⅰ 등 3종의 기본서를 새로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2014학년도부터 사탐 및 과탐 선택과목이 1과목으로 줄어들면서 수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며 "조만간 영어와 수리Ⅱ 과목에 대한 기본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수종합학원의 양대 산맥인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은 각각 '논술'과 '수시' 전문학원을 열고 새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1000명이 넘는 기존 대규모 종합반 강의로는 힘든 소규모 맞춤형 강의를 강화한다는 특화 전략이다. 대성학원은 서초동 강남대성학원 인근에 '강남대성 논술학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종로학원은 최근 서초동에 '서초종로학원 수시특별관'을 열고 수시모집을 겨냥한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입에서 갈수록 선발 인원이 늘어나는 수시모집 전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학원 측은 설명했다.

재수생 대상 기숙학원 중에는 '수학 전문 학원'을 표방하고 나선 곳도 있다. 최근 정규반을 개강한 '강남에듀 기숙학원'은 수학집중 전문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수학 능력별 분반 수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반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학원들이 잇따라 전문반을 개설하면서 업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소규모 단위의 특화된 재수학원이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