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오픈 플랫폼' 앞세워 글로벌 영토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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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C 5월 상용화
세계 어디서나 서비스…국산 '앱' 팔 수 있어
4세대 이동통신 개시
7월 서울에서 상용화…내년 수도권·광역시 확대
세계 어디서나 서비스…국산 '앱' 팔 수 있어
4세대 이동통신 개시
7월 서울에서 상용화…내년 수도권·광역시 확대
"가전과 통신기기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SK텔레콤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차이가 사라지고,통신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가 융합되고,통신서비스의 국경이 사라지는 것을 전시회 현장에서 목격한 소감이다. 서비스와 기기의 장벽이 사라지는 시기에 융합 서비스와 오픈 플랫폼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더 이상 '국내'와 '통신'이라는 틀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하 사장은 이 같은 전략을 몸소 실천하듯 이번 'MWC 2011'에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올 5월에 출범하는 글로벌 앱스토어 WAC 2.0의 네트워크 기술 표준화와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도이치텔레콤,AT&T,텔레노어 등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과의 논의를 진두지휘 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단말기,통신서비스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고 메시지를 보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SK텔레콤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올해 신성장 동력은 '플랫폼'
글로벌과 탈통신을 꿈꾸는 SK텔레콤이 올 들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플랫폼이다. 특히 스마트폰 · 태블릿PC는 물론,TV와 PC를 아우르는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SK텔레콤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플랫폼 CIC를 신설하고 서진우 사장에게 책임을 맡겼다. WAC의 세계 시장 플랫폼 표준과 국내 도입을 위한 준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WAC이 본격 상용화되면 국산 개발자의 앱이 전 세계 30억 인구를 대상으로 판매될 수 있어 앱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 세계 27개 이통사가 참여하는 WAC은 5월에 본격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의 K-WAC 역시 이때 문을 연다. SK텔레콤은 국내 개발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WAC용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과 기술을 지원할 방침이다.
'N스크린 서비스' 역시 SK텔레콤의 차세대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스마트폰,PC,TV 등 어디서나 끊김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호핀(hoppin)' 서비스를 시작했다. 호핀은 스마트폰을 셋톱박스로 활용한 N스크린 서비스다.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갤럭시S hoppin'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기반기술(API)을 개방해 오픈 N스크린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하 사장은 "이번 MWC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주제가 플랫폼에 기반한 디바이스 에코 시스템"이라며 "SK텔레콤과 같은 사업자는 운영체제(OS)를 만들지 않지만 에코 시스템은 만들 수 있으며,이것이 애플이나 구글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4세대 이동통신 주도
지난해 SK텔레콤의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47만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연말에는 400만명으로 불어났다. SK텔레콤은 올 7월 서울에서 국내 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를 시작하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TE가 기존 WCDMA 대비 다운로드는 7배,업로드는 5배 빨라 데이터 통화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내년에는 수도권과 전국 6개 광역시로 LTE 서비스지역을 확대하고,2013년에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소규모 지역의 음성,데이터 트래픽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펨토셀도 올해 대폭 설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LTE 구축에 클라우드 개념을 결합한 'SCAN'(Smart Cloud Access Network)을 도입했다. 'SCAN' 방식을 이용하면 지역별로 최적화된 커버리지와 용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재민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바일 플랫폼 진출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며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시되면 데이터통신 관련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SK텔레콤은 WAC 상용화와 함께 자체 앱스토어의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앱 장터인 T스토어에는 출범 1년 만에 8만여개의 콘텐츠가 올라오고 다운로드 횟수는 1억건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T스토어의 국내 성과를 발판삼아 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 상반기 중 진출할 계획이다.
자동차와 IT를 결합한 MIV(Mobile in Vehicle)의 사업 확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가시화됐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자회사를 통해 E-MIV서비스를 출시했으며,국내에서도 르노삼성자동차와 내년 MIV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MIV 시스템이 탑재되면 자동차에서 T-map의 빠른 길 안내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고,스마트폰 속 동영상을 자동차 LCD 화면에서 바로 볼 수도 있게 된다.
NFC(근거리통신)를 활용한 결제서비스도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아이템이다. SK텔레콤은 일본 KDDI,소프트뱅크와 함께 한 · 일 이통3사 고객들이 사용하던 휴대폰 그대로 한국과 일본 어디에서나 모바일 결제 · 쿠폰 등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연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은 모바일 신용카드가 탑재된 본인 휴대폰을 이용해 일본 내 쇼핑몰에서 바로 결제하고,면세점에서 이용이 가능한 할인 쿠폰도 휴대폰을 통해 다운받을 수 있다. 하 사장은 "일본을 시작으로 향후 유럽,미국 등으로 협력을 확대해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