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발(發) 모래폭풍 영향으로 지수가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가 여전한 만큼 악재 해소 여부를 지켜보며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3일 "코스피지수가 경기선인 120일선(1950선)을 지켜내면서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는 다소 해소된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유가급등 등 대외 변수가 여전해 지수 하단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정정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가 어느 정도 선에서 진정될지 가늠할 수 없어 압박과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120일선은 지켜질 것이란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자신감은 그 어느때보다 약한 상태"라며 "이럴 경우 시장은 좀더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기서 주식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보다는 '소나기는 일단 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악재들이 해소되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국제 유가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다만 수급이 살아있는 만큼 시장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기 보다는 방어적 성격을 지닌 업종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도 대응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배 수석연구원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더 오르면 불안해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도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리비아 사태 외에 또다른 악재도 없는 만큼 120일선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폭락하는 상황도 오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의 배경으로 호전되고 있는 수급 부분을 강조했다. 최근 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고, 기금 등도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 특히 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던 프로그램도 우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그는 "지난해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타격을 줄 당시 순차익잔고가 3조원대였고, 현재는 2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며 "따라서 프로그램이 수급에 추가적으로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외 모멘텀이 살아있어 하방경직성이 있는 정보기술(IT) 관련주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화학 자동차 정유 업종은 노려볼만 하다"며 "현금 비중이 큰 투자자의 경우 저가 매수해도 부담이 없는 상황인 만큼 추격 매도보다는 악재 해소를 전제로 3월까지 주식을 모으는 전략도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