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법조인 1062명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법무부의 '로스쿨생,무시험 검사임용' 방침에 집단적으로 반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청년변호사 574명과 사법연수원생 · 예비 사법연수원생 488명 등은 23일 "법무부의 로스쿨생 무시험 검사선발 제도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서울변호사회 회장 선거에서 2위에 올라 '청년바람'을 불러일으켰던 나승철 변호사(34)가 대표로 성명을 냈다.

▶(신규 검사, 25개 로스쿨 동일비율로 임용) 기사 참조

나 변호사 등은 "법무부의 방침은 로스쿨에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로스쿨 원장추천제도는 고위직 자녀가 검사로 추천받는 현대판 음서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사전선발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검사를 임명하는 검찰청법에 위반된다"며 "로스쿨 원장 추천제도는 법적 근거가 없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로스쿨 원장이 검사를 추천하는 것에는 아무런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로스쿨 원장의 추천권을 인정한다면 왜 정치외교학 · 경제학과 학장의 외교관이나 기획재정부 사무관 추천권은 인정하지 않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참여 법조인들은 "로스쿨 출신에게만 아무런 시험 없이 검사가 될 기회를 주느냐"며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변호사회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에 한해 판사와 검사를 임용하는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사전 임용은 법무부가 로스쿨 성적 우수자를 검사로 입도선매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연수원생과 로스쿨생의 검사 임용 비율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로스쿨 체제로 전환한 이상 로스쿨 출신 검사를 뽑아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법무부가 최근 밝힌 로스쿨 출신 검사선발 방안은 검사 선발 절차를 이원화해 로스쿨 학생들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기 전 25개 로스쿨 학장 추천을 받아 성적 우수자 등을 먼저 선발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선발된 로스쿨생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야 하며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치게 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