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3일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부실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축은행 부실이 일어난 책임 소재에 대해 "첫째로 대주주와 경영자에게,그 다음으로 금융당국,마지막으로 예금자에게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부산저축은행 등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각 저축은행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야당에서 저축은행 부실 해결을 위해 예보 공동계정 설치보다는 공적자금을 직접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바로 국민들에게 손 벌리기보다는 금융권에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며 "금융권 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을 왜 국민에게 감내하게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축은행 자구노력과 금융권 공동 노력으로도 안되고 실물경제나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부실이 더 심해지면 그때는 공적자금을 불가피하게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계정 설치시 한시적으로 운영할지 여부에 대해 "모금은 한시적으로 하더라도 운영은 항구적으로 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선 "공동계정이 도입돼도 공적자금이 투입될 때와 조금도 차이 없이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오전 국회 경제정책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저축은행 부실 문제가 오래전부터 알려졌던 것이며 대응이 늦었다'는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수긍했다. "오래전부터 걱정했고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일리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2008년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며 위기 극복이 선결과제였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지연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축은행 문제들이 금융회사 내부에서 정리되고 저축은행 경영자들도 레슨을 받게 되는데 아직 인식이 미흡하다"며 "여하튼 시장 원리로 앞으로 차곡차곡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