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SK텔레콤은 일본 통신회사인 KDDI 및 소프트뱅크와 모바일 결제 제휴를 최근 맺었습니다. 양국 가입자들이 상대 국가에서도 쓰던 휴대폰 그대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안에 상용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

하 사장은 "일본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유럽 미국 등 다양한 해외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해 주요 국가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휴대폰에 근거리 무선통신(NFC)이라는 신기술이 들어가면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NFC는 기기들 간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결제,교통카드 서비스,도어록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하 사장은 "SK텔레콤이 주도적으로 글로벌 앱스토어(WAC)에 참여하는 것도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고 소비자들이 각종 단말기로 어디서나 편리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네트워크 설비도 지속적으로 늘려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FC 전략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NFC는 보안이 뛰어나고 데이터를 양쪽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입니다. 해외에서는 이 기술을 통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2.3' 버전에 NFC 기능을 담기도 했죠.NFC 시장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커질 겁니다. 국내에선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 신한카드 삼성카드 마스터카드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NFC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도 크게 늘어날 것이고 글로벌 제휴도 확대해 소비자들은 어디서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글로벌 앱스토어 서비스는 언제쯤 시작합니까.

"왁(WAC)으로 불리는 글로벌 앱스토어는 1년간 준비를 마치고 곧 첫 버전이 나옵니다. 한국은 세계 27개 이동통신사와 함께 2.0 버전부터 참여할 예정입니다. 올해 3분기에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통합 앱스토어인 K-WAC과도 연동됩니다. 글로벌 앱스토어가 본격 상용화되면 국내 개발자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이 더 많이,더 빨리 글로벌 시장에 퍼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SK텔레콤은 K-WAC의 초대 의장사로서 국내 개발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단말기 출시 계획도 알려주시죠.

"SK텔레콤은 강력한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경쟁사보다 앞서 도입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4세대(4G) 네트워크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쓸 수 있는 단말기와 성능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PC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올해만 총 30여종의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또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를 1000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태블릿PC는 올해 상반기에만 5종 정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

▼아이폰을 도입할 계획도 있나요.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 보장이란 차원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도 출시 단말기 옵션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프터서비스(AS)와 같은 고객 서비스와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입니다. "

▼통신 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K텔레콤은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초당 과금제와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곳도 SK텔레콤입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도 내놨고 어르신들을 위한 저렴한 요금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요금은 투자비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에도 차세대 통신망인 LTE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합니다. 또 이동통신은 이제 단순한 음성통화를 넘어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통신비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올해 화두로 제시한 '스피드,개방,협력'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 2개월간 내부적으로 이를 공유하며 구성원간 결속력을 다졌습니다. 올해 SK텔레콤은 빠른 실행력으로 변화와 혁신의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소통 활성화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개방형 협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K텔레콤이 상생혁신센터를 만들어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SK텔레콤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각종 서비스의 기반기술(API)도 외부에 개방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신속한 협력을 책임질 '오픈 컬래버레이션(개방 협업) 지원실'도 신설할 계획입니다. "

▼앞으로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은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작년 8월에 SK텔레콤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행한 이후 데이터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데이터 사용량은 무제한 서비스 출시 이전과 비교해 약 8배 증가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용량 증가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를 대비해 네트워크를 크게 확충하고 있습니다. 와이파이(무선랜) 설비는 연말까지 총 6만2000곳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는 7월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는 LTE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분산시키고,새로운 주파수 할당도 신청할 계획입니다. "

▼올해 실적 목표와 주가 전망을 말씀해 주시지요.

"올해 매출 목표는 13조2500억원입니다. 작년에 비해 7900억원(6.3%) 정도 높인 것입니다. 한국의 통신주는 세계적으로 많이 저평가돼 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프리미엄을 주고도 사려 하지만 외국인 지분 한도 49%가 차서 매입에 여러움이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올해 다양한 신규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

▼글로벌 사업은 어떻게 확대하실 계획입니까.

"핵심 콘텐츠를 중심으로 키워 나갈 생각입니다. SK텔레콤의 앱스토어인 T스토어,음악 서비스 멜론 등의 해외 수출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 중국에서는 레노버와 제휴해 스마트폰에 T스토어를 탑재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태블릿PC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5억명이 넘는 포털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텐센트에는 T스토어의 만화 콘텐츠를 수출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멜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지 통신사인 텔콤과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를 통해 소비자,음원 사업자,통신회사가 모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개방형 콘텐츠 유통 허브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휴대폰을 이용해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원격으로 진단하고 제어하는 MIV(Mobile in Vehicle)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르노삼성과 협력해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차량 도난 방지,긴급 구조 통신,자동차 원격 검침 등의 서비스를 내놓을 것입니다. 이번 MWC 2011에서 선보인 3차원(3D) 매직북과 같은 서비스도 올해 미국 시장에서 선보일 계획입니다. "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