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나스닥OMX그룹이 독일 도이체뵈르세에 대항해 뉴욕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NYSE유로넥스트 인수 전에 뛰어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NYSE유로넥스트가 독일 도이체뵈르세에 팔려 나갈 처지에 놓이자 나스닥이 맞불을 놓은 것으로 WSJ는 분석했다. 도이체뵈르세는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를 운영 중으로 최근 100억달러에 NYSE유로넥스트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었다.

나스닥을 운영 중인 나스닥OMX그룹은 NYSE를 인수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 미국의 시카고상업거래소(CME)를 산하에 둔 CME그룹이나 인터컨티넨탈거래소(ICE) 등과 논의를 진행 중으로 ICE가 CME보다 협상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이 NYSE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NYSE의 주식거래 부문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나스닥이 NYSE를 인수하면 사실상 미국 주식거래 부문의 독점적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나스닥의 행보는 국경을 초월한 증권거래소의 합병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 흐름에 도태될 경우 크게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CE의 경우 NYSE유로넥스트를 통해 유럽의 파생상품 사업에 진출할 수 있지만 나스닥만큼의 효용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나스닥이 도이체뵈르세와 경쟁해서 NYSE유로넥스트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NYSE유로넥스트와 도이체뵈르세의 합병에 대한 위약금이 3억3700만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도이체뵈르세는 NYSE유로넥스트를 인수하겠다는 또 다른 기업이 나타났을 경우 당초 인수 제안을 수정할 수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