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증시가 리비아 사태 확산과 유가 급등 여파로 이틀째 큰 폭으로 떨어졌다.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107.01포인트(0.88%) 하락한 12105.78까지 추락했다.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8.04포인트(0.61%) 내린 1307.40에 거래를 마쳤다.나스닥지수는 2722.99로 33.43포인트(1.21%)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리비아 사태로 원유 가격 폭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WTI는 전날보다 2.68달러(2.8%) 오른 98.10달러로 마감해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리비아 자체의 석유생산 중단보다는 민주화 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란 등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론 키두 코자드자산운용 투자팀장은 “투자자들은 리비아보다 중동 지역 전체를 주시하고 있다” 며 “확산되는 민주화 시위가 인근 국가에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민주화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기로 한 것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휴렛팩커드(HP)의 실망스로운 4분기 실적 발표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휴렛팩커드는 올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해 주가가 10.7% 급락했다.HP 실적 발표는 IT 관련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세계 최대 데이터 저장 업체인 EMC가 1.6%하락했다.S&P기술업종 지수도 1.4% 떨어졌다.

하지만 에너지 기업들은 유가 급등에 따른 실적 호전 기대로 오름세를 탔다.마라톤오일이 1.4% 뛰었다.S&P에너지업종지수는 0.6% 상승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