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산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수요가 늘어나고 원료인 프로필렌 국제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아크릴산은 인쇄잉크와 니스 래커 페인트 등에서 점도를 높여주는 용도로 사용되며,기저귀 등에 쓰이는 고흡습성수지(SAP)의 주요 원료이기도 하다.

2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판매하는 아크릴산 가격은 올 들어 두 차례 올랐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당 33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2월 2200원 수준이던 아크릴산 가격은 작년 7월 2700원 선으로 22.7%가량 올랐고,올해 초엔 30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어 LG화학이 지난 14일 가격을 3300원 선으로 10%가량 상향 조정함에 따라 아크릴산 가격은 1년 사이에 50% 올랐다.

LG화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크릴산을 생산하는 업체로,국내 유통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LG화학의 판매 가격이 내수 가격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아크릴산 시장 규모는 연간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아크릴산 가격 상승은 수급 불균형으로 국제 가격이 오른 탓이다. 석유화학 정보업체 ICIS에 따르면 중국에서 지난해 2월 거래된 아크릴산 현물 가격은 t당 1535달러(마지막주 최고가와 최저가의 평균치,운임 · 보험료 포함)였지만,23일엔 2965달러로 93.2% 급등했다. 6개월 전(2475원)에 비해서도 19.8% 상승했다. 이에 따라 아크릴산의 화합물로 공업용 원료로 많이 쓰이는 부틸아크릴레이트도 지난해 2월 t당 1885달러에서 지금은 2950달러로 56.5% 올랐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 미국 다우케미컬이 공장에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크릴산의 원료가 되는 프로필렌 가격이 상승한 것도 원인이다. 국내 프로필렌 현물 가격은 t당 1401달러로 한 달 전보다 7.6%,1년 전에 비해선 15.8% 올랐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는 세계적으로 나프타 크래커 신증설 계획이 별로 없어 기초원료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이 저가 정책을 펴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LG화학은 전체 아크릴산 생산량의 80%를 국내에서 유통하는데,내수 가격을 수출 가격보다 20%가량 저렴한 수준에서 유지해왔다.

상승한 아크릴산 가격이 제품 가격에는 반영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크릴산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아크릴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주요 업체들의 공장 신증설 계획이 없고 공장을 증설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려 국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