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950선까지 주저 앉은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 공세 때문만이 아니라 자문형 랩 어카운트의 손절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며 개인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유가증권시장 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서도 총 2586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는 자문사의 물량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악재로 투자심리 자체가 워낙 위축됐기 때문에 최근 거래량도 상당히 적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에 이어 개인도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개인 매도 물량은 자문형 랩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지수가 1월 중순 이후 10% 가량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압박이 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자문형 랩에 편입됐던 종목들의 수익률이 좋지 않기 때문에 랩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문형랩 성격상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꼬인 수급보다 리비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란 진단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보다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돼야 의미있는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문형 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수급이 꼬인 상태"라면서도 "현재 증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수급이 아니라 리비아 관련 이슈"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1월 기존주택매매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음에도 지수는 리비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 전일 크게 하락했다"며 "유가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중동 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 증시 상승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무엇보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이 최근 이틀간 현물시장에서는 내다 팔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순매수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바닥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의미있는 반등은 현물시장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야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