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ㆍ유가 폭탄…물가, 5%도 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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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가격도 급등
2월 4%대 중후반 육박 예상
환율까지 올라 부담 가중
2월 4%대 중후반 육박 예상
환율까지 올라 부담 가중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최악의 물가불안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제역과 한파로 농산물과 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높아진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반영되면서 공산품 가격이 뛰고 △리비아 사태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환율마저 상승세로 돌아서 국내 판매 가격에 부담을 주는 일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4.1%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가 2월에도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악재에 둘러싸인 물가
구제역으로 육류값이 뛴 데 이어 수산물값도 급등하고 있다. 수온이 낮은 데다 폭설과 풍랑으로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고등어 오징어 조기 갈치 등이 30~50%가량 올랐다.
수입물가는 지난 1월 14.1%(전년 동월 대비) 뛰었다. 생산자물가도 6.2% 올랐다.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2월에는 공산품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휘발유의 주유소 평균 가격은 올해 1월 넷째주 1830원70전에서 이달 셋째주 1850원20전으로 20원가량 올랐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34원80전에서 이달 8일 1104원70전까지 하락,물가 부담을 덜어주는 듯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로 환산한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가 본격화되자 상승세로 반전,1130원 가까이 올라갔다. 중동발 불안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도세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신운 한국은행 물가분석팀장은 "올해 물가의 중요 변수는 유가와 개인서비스요금,농축수산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리비아 사태에 따른 유가 폭등이 2,3주 안에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상고하저' 물가 전망
대부분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가 상반기에 오르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제역과 이상기온 등 일시적인 요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돌발변수가 쏟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지금 추세라면 하반기 물가 역시 안심할 수 없다"며 "정부의 구조적 물가안정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도 "올해 상반기는 월 평균 4%대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한두 달은 5%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며 "상반기만큼은 아니지만 하반기에도 높은 물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책 고민하는 정부
"지난달 14일부터 매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있지만 오늘은 더 이상 내놓을 게 없네요. 국제 유가 불안은 커지고 있는데 큰일입니다. "
25일 오전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하는 물가안정대책회의가 열리기 전 물가 정책 관계자는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임 차관도 "지난해 경제운용 방향을 검토할 당시보다 올해 물가 여건이 상당히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유가 수준에 따른 단계적 수요관리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석유에 붙는 3% 관세 인하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08년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때 관세와 유류세를 동반 인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일단 관세부터 내리겠다는 것이다.
서욱진/유승호/안대규 기자 venture@hankyung.com
전문가들은 지난달 4.1%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가 2월에도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악재에 둘러싸인 물가
구제역으로 육류값이 뛴 데 이어 수산물값도 급등하고 있다. 수온이 낮은 데다 폭설과 풍랑으로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고등어 오징어 조기 갈치 등이 30~50%가량 올랐다.
수입물가는 지난 1월 14.1%(전년 동월 대비) 뛰었다. 생산자물가도 6.2% 올랐다.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2월에는 공산품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휘발유의 주유소 평균 가격은 올해 1월 넷째주 1830원70전에서 이달 셋째주 1850원20전으로 20원가량 올랐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34원80전에서 이달 8일 1104원70전까지 하락,물가 부담을 덜어주는 듯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로 환산한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가 본격화되자 상승세로 반전,1130원 가까이 올라갔다. 중동발 불안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도세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신운 한국은행 물가분석팀장은 "올해 물가의 중요 변수는 유가와 개인서비스요금,농축수산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리비아 사태에 따른 유가 폭등이 2,3주 안에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상고하저' 물가 전망
대부분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가 상반기에 오르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제역과 이상기온 등 일시적인 요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돌발변수가 쏟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지금 추세라면 하반기 물가 역시 안심할 수 없다"며 "정부의 구조적 물가안정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도 "올해 상반기는 월 평균 4%대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한두 달은 5%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며 "상반기만큼은 아니지만 하반기에도 높은 물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책 고민하는 정부
"지난달 14일부터 매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있지만 오늘은 더 이상 내놓을 게 없네요. 국제 유가 불안은 커지고 있는데 큰일입니다. "
25일 오전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하는 물가안정대책회의가 열리기 전 물가 정책 관계자는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임 차관도 "지난해 경제운용 방향을 검토할 당시보다 올해 물가 여건이 상당히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유가 수준에 따른 단계적 수요관리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석유에 붙는 3% 관세 인하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08년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때 관세와 유류세를 동반 인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일단 관세부터 내리겠다는 것이다.
서욱진/유승호/안대규 기자 venture@hankyung.com